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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운 감자 PA 도입, ‘보건의료발전협의체’나 ‘의정협의체’로 가나

    반대를 위한 반대보다 현실 직시…의료인력‧필수의료 등 연계, 선제적 대안 내놔야

    기사입력시간 2021-05-21 06:18
    최종업데이트 2021-05-21 09:31

    대한의사협회는 20일 오후 7시 ‘서울대병원 PA 운영 문제에 대한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대한의사협회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료계가 향후 보건의료발전협의체나 의정협의체를 통해 의사보조인력(Physican Assistant, PA)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의료계가 단순히 반대를 위한 반대보다 현실성 있는 대안을 통해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다.
     
    대한의사협회는 20일 오후 7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대병원 PA 운영 문제에 대한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대한의학회, 대한개원의협의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대한병원의사협의회 등 다양한 의료계 직역 대표들이 참가해 PA 도입에 대한 입장을 공유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각 직역 대표들은 PA 운영이 현행법상 불법이며 간호사의 진료보조행위 업무를 넘어 의사면허범위를 침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대입장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관계자 A씨는 "전반적으로 PA가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성행하게 되면 젊은 의사들의 수련기회와 더불어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전반적인 의료체계의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원칙적인 반대 입장에 대해선 참가한 모든 직역의 단체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이날 논의가 원칙적 반대 의견에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실 이날 모인 의료계 단체는 이미 간담회 이전에 반대 성명을 발표한 곳이 대부분이었다. 이 때문에 PA 반대 의견을 가진 직역들이 모여 단순히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는 자리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실제로 PA를 둘러싼 의료계 내 견해는 가지각색이다. 앞서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등은 보건복지부가 PA 제도화 검토 방안으로 고려하던 전문간호사제도에 대해 긍정적 견해를 밝혔다. 특히 최근에는 40대 병원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했던 후보 3인 모두 PA합법화에 찬성 입장을 보여 의협과 상반된 입장을 확인했다.
     
    이는 병원계 내부적으로 이미 전공의법 이후 진료보조를 위한 의료인력의 부족으로 사실상 PA의 존재가 필요악처럼 통용돼 오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이날 간담회에서 각 대표들은 원칙적 반대입장만을 주장해오던 기존과 달리 PA합법화가 주장될 수밖에 없는 현재 의료상황을 받아들이고 이를 타개할 수 있는 근본적 대안을 먼저 제시하자는 의견도 함께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또 다른 관계자 B씨는 "(오늘 간담회는) 현실과 이상이 혼재돼 있는 상황 속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외치기보다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었다"며 "기존처럼 의협이 단순히 원칙적 반대를 외칠 수도 있지만 이는 외부적으로 봤을 때 오히려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제는 원칙적 반대보다 실효성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PA 도입 논란은 단순히 간호사들의 업무영역 변경의 문제가 아니다. 크게는 각 병원의 경영에서부터 전공의 수련, 지역의료나 필수의료 등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들과 함께 연계해 정부와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게 각 직역 단체장들의 견해다.
     
    B씨는 "물론 원칙적 반대 목소리를 견지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PA 문제가 의료인력과 전공의 수련, 필수의료 등 현안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대안을 갖고 향후 정부와의 논의가 필요하다. 그 논의의 자리는 보건의료발전협의체나 의정협의체가 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