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우연히 메디게이트뉴스에서 배진건 박사님의 신약개발 칼럼을 읽고, 신약개발 이후 학술 활동과 이를 담당하는 의학부를 소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년치 칼럼 토픽을 제안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2020년 7월부터 2주 간격으로 연재를 시작했다. 쓰다 보니 어떤 토픽은 2회로 나누기도 했고, 새로운 토픽도 더해져 1년 반 동안 총 36번의 칼럼을 연재했다. 오늘은 마지막으로 연재를 마치며 그간 칼럼들을 복기해 보고 앞으로 의학부의 전망을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먼저 총론격으로 ‘의학부의 목표와 역할’과 ‘의학부 조직’을 소개했다. 약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물질’일 수 있지만 허가를 받고 의약품이 되면 ‘정보’에 가깝다. 의약품이 판매되는 한 안전성 및 유효성 정보는 계속 축적되므로 그 정보를 생성∙관리하고, 그 정보가 필요한 고객과 소통하는 의학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외국계 제약사에는 의학부가 독립적인 부서로 존재하고, 보통 학술(교류)팀, 의학정보팀, 임상연구팀, 약물감시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론으로 크게 학술소통편, 임상연구편, 약물감시편과 사내협업편을 다루었다. 먼저 학술소통편 토픽으로 ‘학술교류’, ‘Thought Leader(TL) 관리’, ‘연구자주도 연구’, ‘자문위원회 회의’, ‘제품설명회’, ‘출판’, ‘의약품 광고’, 및 ‘의학정보 서비스’를 설명했다. 전문의약품은 대중광고가 금지되므로 보건의료전문가와 학술교류가 중요하고, 이를 위한 학술 활동들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이 요구된다. 예외적으로 ‘의학정보 서비스’는 보건의료전문가가 아닌 환자나 보호자가 자사 의약품에 대한 문의시에도 허가사항을 바탕으로 답변을 제공한다.
임상연구편에서는 ‘임상연구 윤리’, ‘임상시험 관리기준’, ‘임상연구의 설계’, ‘임상연구의 수행’, ‘임상연구의 통계분석’, ‘연구결과의 해석, ‘시판후 조사’ 및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치료목적 사용’에 대해 11번에 걸쳐 소개했다. 의학부에서 진행하는 임상연구는 보통 관찰연구나 재심사 목적의 시판후 조사(PMS)에 국한되기는 하나 의약품은 정보의 결정체이고, 그 정보는 임상연구를 통해 생성되므로 임상연구편에서 가장 많은 토픽을 다루었다. 보건의료전문가와 학술교류, 회사의 비즈니스 전략 수립, 의약품의 허가∙급여 신청, 사업부의 판촉활동 등 제약회사의 모든 활동에서 임상근거가 기본이므로 의학부 담당자는 임상연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수적이다.
약물감시편에서는 ‘의약품 시판후 안전관리 기준’, ‘의약품 위해성 관리계획’과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에 대해 설명했다. 약물감시팀은 의약품 부작용을 본사나 규제기관에 일정에 따라 보고하는 수동적인 역할에서 제품별로 위해성 관리계획(RMP)을 세우고, 의약품의 이득과 위험을 정기적으로 평가하면서 의약품의 전주기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적극적인 역할로 변모했다. 약사법에 따라 품목허가를 받은 자는 시판후 안전관리를 위해 안전관리책임자를 지정해야 하는데 보통 약물감시 팀장이 안전관리책임자를 겸하는 경우가 많다. 2023년부터는 품목허가시 재심사가 부여되지 않고, RMP로 통합되는데 RMP 이행도 안전관리책임자의 역할이다.
사내협업편에서는 ‘마케팅’, 임상시험’, ‘품목허가’, 및 ‘의약품 급여’ 측면에서 의학부가 다양한 부서와 어떻게 협업하고 기여하는지 기술했다. 의학부가 의약품의 임상근거와 주요 고객(TL)을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마케팅 전략 수립, 글로벌 임상시험을 위한 기관∙연구자 추천, 허가를 위한 가교 전략 수립, 급여를 위한 임상적 유용성 자료 제공 등 다양한 기여를 할 수 있다. 의학부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해당 업무에 대한 지식과 경험 등 전문성이 가장 중요하지만 다양한 이해당사자들과 협업이 필요한만큼 동료와 소통 기술 및 존중, 배려와 유연성과 같은 태도도 중요하다.
원래 계획에는 없었으나 기타편으로 ‘환자지원 프로그램’, ‘멀티채널 인게이지먼트’, ‘환자 중심주의와 환자 참여’, ‘컴플라이언스’, ‘점검 및 실태조사’와 ‘허가초과 사용’을 다뤘다. 디지털 혁신에 따라 제약사는 고객과의 다양한 교류 방법을 모색했고, 코비드 상황에서 고객은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 모든 산업에서 고객 만족과 경험이 중요해지면서 제약회사도 의약품 처방자인 의사를 넘어 궁극적인 혜택을 받을 환자를 중심에 두고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하고, 환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의학부 활동에 있어서도 원칙과 관련 규정 및 가이드라인을 잘 숙지하고, 정기적인 점검을 통해 업무의 품질관리를 유지해야 한다.
맥킨지는 정기적으로 제약회사 의학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데 가장 최근 보고서는 2019년 4월에 나온 “A Vision for medical affairs in 2025’였다. 이 보고서는 제약회사에서 연구개발(R&D) 및 사업부(commercial) 조직과 함께 의학부를 세번째 전략 기둥(third strategic pillar)으로 제시하면서 환자 경험과 결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아래 4가지를 주문했다.(참고문헌 1)
1. Innovate evidence generation: 빠른 주기로, 통합적이고 광범위한 근거 생성을 리드한다.
2. Accelerate access to treatments: 환자에게 필요한 옵션으로서 자사 제품의 임상적∙경제적 가치를 강조한다.
3. Transform and personalize medical engagement: 자사 제품에 대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 의사와 환자의 의사결정을 업그레이드한다.
4. Set up internal medical leadership: 조직에 전략적인 의학부 방향을 전달한다.
2. Accelerate access to treatments: 환자에게 필요한 옵션으로서 자사 제품의 임상적∙경제적 가치를 강조한다.
3. Transform and personalize medical engagement: 자사 제품에 대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 의사와 환자의 의사결정을 업그레이드한다.
4. Set up internal medical leadership: 조직에 전략적인 의학부 방향을 전달한다.
앞으로 제약회사는 임상 데이터, 의사의 식견 및 환자의 미충족 수요를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의사결정할 것이다. 데이터, 의사와 환자를 가장 잘 아는 조직은 의학부이므로 향후 의학부의 위상과 역할이 더 커질 것은 명확하다. 맥킨지는 앞으로 의학부에서 제약회사 최고경영자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의약학 및 생명과학 전공자로서 제약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분은 꼭 의학부를 고려하기 바란다. 환자를 위해 일한다는 업의 ‘가치’, 신약개발과 사업부 사이에서 일의 ‘재미’와 다양한 학술 활동을 통한 커리어 ‘성장’을 모두 이룰 수 있는 곳이다.
칼럼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해주신 배진건 박사님, 제약회사로 이끌어주시고, 커리어를 성장시켜 주신 최성준 대표님, 제 칼럼을 위한 지면을 허락해주신 메디게이트뉴스, 1년 반 동안 칼럼의 키 메시지를 뽑아 연재해주신 임솔 기자님,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자료를 제공하고 검토해주신 소중한 동료들, 부족한 칼럼을 읽어주신 모든 독자분들께 감사드린다. 의학부에 근무중이거나 의학부와 관련된 분이거나 향후 의학부에서 일하고 싶은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기를 바란다. 그간 칼럼들을 다시 정리해 책으로 펴낼 예정이다.
참고문헌
1. A Vision for Medical Affairs in 2025. McKinsey & Company. April 2019.
1. A Vision for Medical Affairs in 2025. McKinsey & Company. April 2019.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바이엘코리아나 KRPIA 의견을 대변하지 않고,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