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릴리(Eli Lilly and Company)가 안지오텐신 II 2형 수용체(AT2R)를 표적하는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앞서 노바티스(Novartis)도 AT2R 길항제 개발에 나섰으나 간 독성이 관찰되면서 2상 임상시험 도중 중단했기에 릴리의 도전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벨기에 생명과학 회사 콘포 테라퓨틱스(Confo Therapeutics)가 릴리와 임상 단계 후보물질 CFTX-1554와 예비 화합물에 대한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CFTX-1554는 현재 임상 1상 개발 중인 새로운 AT2R 억제제로, 뇌와 척수 외부의 신경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신경병증성 통증과 추가 말초 통증을 치료하기 위한 비오피오이드 접근법으로 개발되고 있다. 현재 사용되는 치료법은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중독을 비롯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말초 통증 환자에게 내약성이 우수하고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효과적인 진통제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콘포 측은 "CFTX-1554는 말초 통증을 해결하면서 중독과 진정 등 중추 매개 부작용을 피하도록 설계된 비오피오이드 접근법으로,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로 임상 개발된 적이 있는 AT2R의 새로운 억제제다"면서 "AT2R을 표적하는 이전 화합물들은 시장 승인에 실패했으나, CFTX-1554는 AT2R 결합 부위와 더 효율적으로 상호작용해 약물 유사성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2015년 노바티스가 만성 통증 치료제 전문 회사인 스피니펙스 파마슈티컬스(Spinifex Pharmaceuticals, Inc.)를 선급금 2억 달러와 비공개 마일스톤에 인수하면서 AT2R 길항제인 EMA401를 확보했다.
당시 이 후보물질은 두 가지 다른 통증 집단에 대한 2개 연구에서 통증 강도 감소에 대한 일관된 임상적 개선을 보였다. 그러나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장기 투여에서 간 독성이 관찰된 뒤 임상 2상 중반에 프로그램이 조용히 중단됐다.
콘포 측은 자사의 프로그램이 표적에 대해 동일한 약리학을 가지고 있으나 간 독성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뇌가 아닌 팔이나 다리와 같은 통증 부위를 표적하는 말초 작용 방식을 채택해 오피오이드제제와 같은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계약 조건에 따라 콘포는 선급금 4000만 달러를 받고 CFTX-1554의 1상 임상시험을 완료하며, 이후에는 릴리가 임상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개발에 성공한다면 릴리는 잠재적 마일스톤 및 단계별 로열티로 최대 5억9000만 달러를 지급할 예정이다.
또한 릴리는 동일한 수용체를 표적하는 콘포의 기존 치료용 항체 후보물질을 추가로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릴리가 두 번째 후보물질인 항체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면, 콘포는 잠재적 마일스톤과 로열티, 순매출을 포함해 추가로 5억9000만 달러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더불어 콘포는 임상 개념 증명 후 추가 로열티를 위해 향후 개발 프로그램 자금 조달에 참여할 수 있는 공동 투자 옵션을 갖는다.
콘포 세드릭 버버켄(Cedric Ververken) 최고경영자(CEO)는 "만성 통증 분야의 전문가이자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제공하는데 풍부한 경험을 가진 릴리가 베스트인클래스 G단백질 결합 수용체(GPCR) 신약을 개발하는 콘포의 능력을 인정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저분자 및 생물학적 제제 등 성장하고 있는 혁신적인 GPCR 표적 파이프라인을 계속 개발하고 확장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