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의료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헬스케어 산업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외국인 환자 100만명 시대에 진입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를 발판으로 의료 서비스 수출과 디지털 헬스 확장을 동시에 추진한다.
19일 열린 메디컬코리아 2026에서는 AI 기반 헬스케어 혁신과 글로벌 의료산업 확장 전략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막스 어드바이저리 에드워드 막스(Edward Marx) 최고경영자(CEO)는 AI가 촉발하고 있는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소개하고,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 정은영 국장은 한국 국제의료 사업이 글로벌 시장의 주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배경과 향후 정책 방향·미래 지향점을 제시했다.
AI가 바꾸는 의료 서비스 체계…"1차 진료 85% AI로 수행 가능, 중요한 건 실행"
이날 에드워드 막스 CEO는 AI를 의료 서비스 체계 변화의 핵심으로 꼽았다.
막스 CEO는 "1차 진료의 약 85%는 AI로 수행할 수 있다"며 "반복적이고 표준화된 진료 영역은 AI가 담당하고 의료진은 복잡한 환자 진료에 집중하는 구조로 전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는 더 이상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다"며 "환자들은 AI 덕분에 상당 수준의 의료 지식에 접근하고 있고, 1차 진료의와 비슷한 수준의 정보를 가지고 진료실을 방문하기도 한다. 이는 단순히 인터넷 검색이 아닌, 자신의 검사 결과와 증상, 치료옵션을 구조적으로 이해한 상태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AI를 통해 환자 스스로 건강정보를 이해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막스 CEO는 의료 제공 방식이 병원 중심에서 집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원격 모니터링과 가상진료를 통해 상당수 환자가 병원이 아닌 집에서 관리할 수 있다"며 "클리블랜드클리닉에서 근무할 당시 병원 입원일수의 25%를 가정 기반 치료로 전환하는 목표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당수 입원 치료가 가정 기반으로 대체 가능했다"며 "환자는 집에서 더 편안하고, 비용은 낮아지며, 병원은 중증 환자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그는 AI와 디지털 헬스가 이미 상당 수준까지 발전했음에도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제도, 조직문화, 리더십에 따라 도입 속도와 활용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며, 실행·현장 도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막스 CEO는 "헬스케어 세계는 점점 평평해지고 있다. AI와 디지털 헬스, 글로벌 연결성이 결합되면서 의료 접근성의 지리적·정보적 장벽을 허물고 있다"며 "기술은 이미 충분하다. 진짜 부족한 건 기술을 실제 의료 현장에 적용·확산하려는 용기 있는 리더십이다. 실행 없는 기술은 깨진 약속"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의료진 업무환경 변화를 짚었다. 막스 CEO는 "의료진이 기록과 행정업무에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잡무에서 돌봄으로 이동해야 한다. AI 기반 음성기록과 자동 문서화 기술이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환자 중심 진료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는 여러 역할을 하지만 많은 사람은 AI를 정말 믿을 수 있냐는 질문을 한다. 이는 당연하다"며 "병원과 의료기관, 정부 등 신뢰받는 조직이 검증된 AI 도구를 직접 제공해야 한다. 그러면 개인 건강관리 수준이 높아지고, 전 세계에 더 나은 의료 접근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환자 100만명 시대…K-의료, 제도·기술·민관협력으로 성장
이날 정은영 국장은 발표에 앞서 한국 국제의료 사업이 양적·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뤘다고 평가했다.
정 국장은 "2009년 외국인 환자 유치 제도 도입 이후 한국 의료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2024년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제는 200만명 시대가 예상된다"며 "정부가 주도를 했지만 민간이 협력하고, 한국 의료가 굉장히 발전하면서 산업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외국인 환자 유치는 코로나19 이전 50만명 수준까지 늘었다가 팬데믹 시기 2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이후 빠르게 회복되며 최근 3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기준 외국인 환자 수는 약 117만명이며, 누적 환자 수는 505만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정 국장은 성과의 배경으로 세계적 수준의 의료기술, 정부 주도의 제도·인프라 구축, 민관 협력 생태계를 꼽았다. 특히 암 생존율, 장기이식 등 주요 의료 지표에서 한국 의료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다수 병원이 글로벌 병원 평가에 포함되는 등 국제적 신뢰도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도적 지원을 통해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초기 인프라를 마련했다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 허용을 위한 의료법 개정, 의료기관 등록제 도입, 메디컬 비자 신설, 유치기관 평가·인증제, 의료분쟁 조정체계 구축 등을 지원했다.
정 국장에 따르면 현재 외국인 환자 유치 관련 등록 의료기관은 6228개소, 유치사업자는 2582개소로 확대됐고, 해외 진출 의료기관은 447개 수준이다.
이 외에도 산업 외연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동 등 주요 국가에서 한국형 병원 모델이 도입되고 있으며, 의료인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의료기술을 해외에 확산하고 있다.
이어 정 국장은 뉴노멀 밀리언 시대를 대비한 향후 정책 방향으로 AI 기반 의료 서비스 전환과 글로벌 확장을 제시했다.
정 국장은 "의료 패러다임은 AI가 주도하는 식으로 굉장히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또 물리적인 국경을 넘어선 디지털 영토가 확장되고 있다"며 "뉴노멀 밀리언 시대를 향한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 나가야 될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국장은 정부는 외국인 환자 대상 비대면 진료 확대, 의료 AI 연구개발(R&D) 지원, 디지털 헬스 인프라 구축, 해외 진출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ICT 기반 의료시스템 진출 확대와 해외 진출 의료기관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한 디지털 헬스케어 확산 전략을 추진 방향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지역 편중 해소를 과제로 제시됐다. 현재 외국인 환자의 80~90%가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으로, 지방 의료기관과 관광자원을 연계한 패키지 개발 등을 통해 지역 기반 의료관광 활성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국장은 "앞으로는 이런 어떤 한국의 발전과 기술을 세계와 나누도록 하겠다"며 "정부는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