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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큐어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중화항체 가진 환자 치료 가능성 열어

    [ASH 2020] 3상 HOPE-B 첫번째 데이터 발표…"26주 평가 시 출혈 위험, 혈우병 없는 사람과 동일"

    기사입력시간 2020-12-10 07:10
    최종업데이트 2020-12-10 07:10

    사진: ASH 홈페이지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네덜란드 생명공학회사 유니큐어(UniQure)가 개발하고 있는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AMT-061(etranacogene dezaparvovec)이 환자의 9번 응고인자(FIX)의 생산을 실질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특정 면역 체계 마커를 가진 환자에서도 위험이 증가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유전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 수를 크게 늘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스티븐 파이프(Steven W. Pipe) 박사는 8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미국혈액학회 연례학술대회(ASH 2020) Late-Breaking Abstracts 세션에서 3상 임상시험인 HOPE-B 연구의 첫번째 데이터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기존의 항-캡시드(Anti-Capsid) 중화항체와 관계 없이 중증 또는 중등증중증 B형 혈우병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AMT-061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연구다.

    연구 참가자의 대다수(96%)는 유전자 치료를 받은 후 FIX 대체 요법을 성공적으로 중단했고, 6개월 동안 자체적으로 FIX를 생산해냈다. 이는 유전자 치료가 단일 치료로 환자에게 FIX 수준을 유지하고 추가적인 FIX 대체 요법의 필요성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체 혈우병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는 혈우병B는 FIX 유전자의 유전적 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FIX를 생성하는 능력이 부족한 혈우병B 환자는 관절 악화와 만성 통증을 유발하는 내부 및 관절 출혈을 포함해 통제되지 않는 출혈을 겪을 수 있다.

    FIX 대체 요법은 혈우병B와 관련된 출혈을 줄일 수 있지만 FIX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매주 또는 격주로 투여가 필요해 많은 부담을 준다. 유전자 치료제는 바이러스 입자를 이용해 조작된 유전자를 간세포로 이동시킨다. 이 유전자는 환자의 결함이 있는 FIX 유전자를 대체해 환자의 신체가 지속해서 FIX를 생성할 수 있도록 한다.

    파이프 박사는 "혈우병B 환자 대부분은 출생부터 남은 생애 동안 일주일에 1~2회 정맥 주사를 하는 예방 요법에 묶여 있다"면서 "유전자 치료는 환자가 이전 치료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일상 생활의 자발성과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유를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등록된 환자 54명은 모두 FIX 대체 요법에 의존했고, 70%는 이러한 예방적 치료에도 연구 전 6개월 동안 출혈 에피소드가 있었다.

    연구 결과 약 1시간 동안 AMT-061을 단일 주입하는 유전자 치료를 받은 뒤 FIX 활성은 베이스라인 2%(중등도에서 중증 혈우병)에서 26주 평균 37%(매우 경미한 혈우병)까지 빠르게 증가했다. 연구 결과는 일차평가변수를 충족시켰고, 파이프 박사는 이 수준에서 환자의 출혈 위험은 혈우병이 없는 사람과 동일했다고 밝혔다.

    또한 환자의 72%가 유전자 치료를 받은 뒤 26주 동안 출혈이 없었다고 보고했다.

    파이프 박사는 "이는 치료를 통해 출혈 표현형을 교정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놀라운 성과다. 환자 15명이 약간의 출혈을 경험했지만 임상시험에 참여한 많은 환자가 관절에 심각한 영향이 있었음을 감안할 때 예상치 못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구를 통해 환자들에게서 본 것은 그들이 더이상 혈우병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면서 "환자 이야기로부터 듣는 이러한 변화는 이 연구의 가장 중요한 결과다"고 강조했다.

    파이프 박사는 "HOPE-B 임상연구는 중화항체를 가진 환자에서 처음으로 유전자 치료를 시도했다. 연구 참가자의 약 40%는 AMT-061에 사용되는 바이러스 벡터인 아데노 관련 바이러스 혈청형 5(AAV5)에 대한 항체를 가지고 있었다"면서 "다른 어떤 임상 프로토콜에서도 이 환자들은 참가 자격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전 연구에서는 항체가 간에서 바이러스 벡터의 흡수를 차단하거나 치료에 대한 위험한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하는 유전자 치료에서 이러한 환자를 제외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두 가지 문제에 대한 근거를 찾지 못햇으며, 중화항체가 성공적인 유전자 치료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했다.

    유전자 치료에 반응하지 않은 환자는 2명이었다. 1명은 주입에 대한 반응 징후를 보인 뒤 주입이 중단돼 전체 용량을 받지 못했고, 1명은 다른 환자보다 약 5배 높은 중화항체 수치를 가졌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중화항체를 가진 다른 환자들은 항체 수준에 관계없이 치료에 잘 반응했기 때문에 항체가 매우 높은 수준에서만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치료와 관련된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상반응은 비교적 흔해 환자의 68%에서 발생했지만 대부분 경증이었고, 주입 자체와 관련 잇었다. 환자 9명이 치료에 대한 면역 반응의 근거를 보였고, 모든 환자에서 코르티코 스테로이드로 해결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향후 5년간 환자를 추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환자의 자가 보고 결과뿐 아니라 52주간 지속적인 FIX 생산 및 효과적인 출혈 제어에 대해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