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이 전공의에 대한 각종 행정처분 철회와 향후 수련 특례 등을 약속했음에도 복귀하는 전공의 수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이 현 의료대란이 5개월째 지속되며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 대해 우려를 제기하며 현 사태에 대해 복지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은 보건복지부 장·차관에게 현 의료대란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문을 쏟아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의료대란 청문회도 열었지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공백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현재 정부가 전공의 복귀와 관련해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썼다. 굉장히 심각하다.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으니 정부가 내 놓은 해법에 대해 전혀 반응이 없는 것"이라고 질타하며 현재까지 전공의 복귀율이 얼마인지 물었다.
조 장관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전공의 복귀는 어제로 마감이 됐고, 내일 보고를 받기로 해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다. 다만 복귀하겠다는 전공의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남 의원은 "정부의 무책임이 너무 심각하다"며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도 무능한 정부를 질책하며 책임자에 대해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장·차관을 파면하라고도 촉구했다"며 "정책을 잘못해 재난 의료 위기 상황을 발생시키고 이걸 이렇게 오래 끌고가는 정부가 어디있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의대생들이 의료현장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내년도에 입학한 학생과 함께 공부해야 한다. 그러면 내년에 입학할 학생까지 약 7600명이 내년부터 6년간 교육을 받아야 한다"며 "언론과 전문가들은 사실상 내년에 신입생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며, 의료 현장이 붕괴될 것이다라고 예측하고 있다. 심각성이 느껴지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박희승 의원 역시 "원칙이 무너졌다는 비판과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최후의 유화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전공의 복귀율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며 "왜 사태가 여기까지 왔는지 원인을 찾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21일 박 차관이 업무개시명령 위반에 대해 원칙대로 면허자격 정지 처분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가 돌연 윤석열 대통령이 3월 24일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 유연한 처분이 필요하다는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의 요청을 수락해 한덕수 국무총리에 당과 유연한 처리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언급했다.
박 의원은 "전공의 행정처분을 둘러싼 정부 방침은 그 후에도 계속 갈지자 행보였다. 5월 21일 박 차관은 처분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6월 4일 정부는 돌연 병원장에게 내린 사직서수리 금지명령과 전공의에게 부과된 진료유지명령과 업무개시명령을 전면 철회하고 전공의에 대한 면허 정지 등 행정처분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메시지는 일관성과 원칙이 중요하다. 정책의 신뢰성, 연속성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원칙 없는 행정처분 방침이 더 큰 갈등과 혼란을 야기했다"며 "7월 8일 전공의 행정처분 철회 이후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는 것은 예상했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정부가 복귀한 전공의뿐 아니라 사직을 하고 9월에 복귀한 전공의에 대해서도 수련 특례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복귀보다는 이제 사직을 하는 숫자가 더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이번에 사직 내지 복귀 결과를 보고 전공의들을 더 설득하고, 전공의들이 관심을 갖는 정책 분야에 정부가 가시적인 정책을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또 "정부의 정책 실패의 책임을 그저 덮으려 해서는 안 된다"며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다. 그 피해가 국민 몫이 되고 있다. 이제라도 현 사태에 대한 정부의 사과와 자성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이수진 의원은 조 장관과 박 차관의 말 바꾸기 의혹을 제기하며 "청문회에서 발언이 마치 누군가 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억지로 짜맞춘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한 발언 때문에 더 의심이 증폭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차관은 애초 의료공백이 4개월을 넘어갈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제 5개월이 넘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이 요원해 보인다.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건강보험 재정만 1조원을 넘게 투입했다. 그런데 1만여명의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았다. 정부의 오락가락 조치가 혼란을 가중시켰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의대 증원 과정에서) 절차를 지켰다면 의료계와 신뢰도 있을 거고, 현 의료계의 집단 진료 거부에 대해 명분이라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드러난 회의 자료를 보면 이런 것을 모두 패싱했다. 장관은 무한 책임을 느끼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책임감은 느낀다. 그런데 그동안 의료현안 협의체에서도 논의를 많이 했다. (해당 논의에서) 2000명이라는 숫자가 나오지 않았을 뿐이다"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회의록을 의미하는 것이다. 회의록을 보면 제대로 논의를 안 했다"며 "지금도 의료계 탓만 하면 이 문제는 도대체 누가 책임을 지나"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