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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간 가장 많은 신약 개발된 다발골수종, 새로운 기전의 5차 치료제 등장 영향은

    셀리넥서, 다른 약제에 모두 불응인 환자서 부분반응 이상일때 반응률 26%·OS 15.6개월

    기사입력시간 2022-02-11 03:14
    최종업데이트 2022-02-11 16:47

    사진: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기현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다발골수종은 항체를 생산하는 세포인 형질세포에서 시작되는 암이다. 비정상적인 형질세포가 골수에 축적되면 인체의 많은 뼈에 종양이 형성된다. 더 많은 항체가 만들어지면 혈액이 두꺼워지고 골수가 건강한 혈액세포를 충분하게 만드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다발골수종을 완치할 수 있는 약은 없지만 암을 표적해 질병 확산을 늦추기 위한 치료법은 여럿 있다. 문제는 다발골수종이 재발과 불응을 반복하는 질환으로, 현재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치료법을 사용해도 다시 질병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최근 네 가지 이상 치료를 받았음에도 재발하거나 치료에 반응이 없는 재발성 난치성 다발골수종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돼 국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세계 최초 경구용 SINE(Selective Inhibitor of Nuclear Export) 화합물 셀리넥서(selinexor, 제품명 엑스포비오)다.
     
    셀리넥서는 종양 억제 인자와 성장 조절 및 항염증 단백질의 핵 수송을 차단해 핵에 단백질을 축적하고 세포의 항암 활성을 강화한다. 이러한 단백질을 강제로 핵에서 보유하게 되면 심각한 DNA 손상을 가진 암세포가 제한되지 않은 방식으로 계속 성장하고 분열할 수 있는 여러 종양 유발 경로에 대항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2019년 7월 2상 임상시험인 STORM 연구를 기반으로 이전에 네 가지 이상 치료 요법에서 최소 두 가지 프로테아좀 억제제, 최소 두 가지 면역조절제 및 항-CD38 항체 치료를 받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골수종 성인 환자 치료제로 셀리넥서와 덱사메타손(dexamethasone) 병용요법을 가속 승인했다. 이어 2020년 12월 최소 1회 치료를 받은 성인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셀리넥서, 보르테조밉(bortezomib, 제품명 벨케이드), 덱사메타손 병용요법을 승인했다. 국내에서는 2021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다발골수종 5차 치료제로 승인 받아 현재 사용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대한혈액학회 다발골수종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기현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내 다발골수종 치료 현황과 새로운 치료 옵션 등장에 따른 영향에 대해 들었다.
     
    다발골수종, 2000년 이후 생존기간 5년 넘어서고 신약 개발되며 더 향상
     
    김 교수에 따르면 국내에서 다발골수종 환자는 매년 1700~1800명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중앙 생존값이 5년 정도라 생각하면 현재 8000~9000명 정도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각 치료 라인에서 다음 라인으로 넘어가는 환자는 질병이 재발하지 않는 환자와 이전 라인 치료 중 사망하는 환자를 제외하면 추정할 수 있는데 5차 치료를 받게 되는 환자는 연간 200~250명 정도로 추정된다.
     
    김 교수는 다발골수종 환자의 생존율 변화에 대해 "다발골수종의 치료가 시작된 1960년대부터 1990년까지 여러 항암제들이 개발됐으나 다발골수종은 대략 3년 정도의 생존기간을 보여 큰 발전이 없었다"면서 "1990년대 자가조혈모이식이 도입되면서 생존기간이 증가하기 시작했고, 2000년 이후 보르테조밉, 레날리도마이드(lenalidomide) 등 신약이 개발되면서 중앙 생존값이 5년을 넘어서기 시작됐고, 최근 많은 신약들이 추가로 개발되면서 더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4차 치료를 받은 뒤 재발한 환자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미국에서는 CAR-T 치료제와 벨란타맙 마포도틴(belantamab mafodotin), 셀리넥서 등이 허가돼 있다"면서 "국내에서 CAR-T와 벨란타맙은 임상시험만 가능하고 셀리넥서는 허가돼 사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핵 수송 단백질인 XPO1(Exportin 1)의 과발현은 종양의 발생(oncogenesis) 기전 중 하나다. 셀리넥서는 XPO1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억제하는 약물이다.
     
    김 교수는 "생물을 이루는 기본 단위인 세포는 크게 핵과 세포질로 구성되는데 핵은 소위 DNA가 존재해 복제나 단백질 생산이 필요한 경우 RNA를 만들어 세포질로 보낸 뒤 단백질을 생산하도록 돼 있다"면서 "핵 수송 단백질은 이 과정에서 핵과 세포질 사이를 막고 있는 핵막에 존재하면서 필요한 물질의 이동을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셀리넥서는 이 과정을 억제함으로써 다발골수종의 증식을 막아낸다"고 설명했다.
     
    사진: STORM 연구에서 치료 반응에 따른 전체 생존기간.

    셀리넥서, 전혀 다른 기전 치료라는 점에서 주목…보험급여 빠르게 해결되길
     
    STORM 연구는 재발 또는 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 122명을 대상으로 셀리넥스+덱사메타손 병용요법의 효능을 평가한 다기관 단일군 오픈라벨 연구다. 모든 환자는 이전에 1개 이상 면역조절 아미드 치료제, 1개 이상 프로테아좀 억제제 및 다라투무맙 치료에 불응성을 보였다. 환자의 53%는 고위험 세포유전학적 이상이 있었다.
     
    김 교수는 "STORM 임상연구에서 셀리넥서는 다른 약제에 모두 불응인 환자를 대상으로 26%(부분반응 이상), 39%(최소반응 이상)의 반응률을 보였고, 부분반응 이상을 보인 환자에서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은 15.6개월로 임상적 의미가 컸다"면서 "이러한 환자군의 경우 다른 치료 옵션이 없다는 점과 전혀 다른 기전의 치료라는 점이 주목할 만 하다"고 설명했다.
     
    셀리넥서+덱사메타손 요법은 관리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이 연구결과는 2019년 8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게재됐다.
     
    지난해 12월 임상 림프종, 골수종 백혈병(Clinical Lymphoma Myeloma and Leukemia) 저널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허가 논문에서 전체 반응률(ORR)은 26.2%인데 반해, 동일한 조건에서 환자 관리를 잘 하면 53.6%인 것으로 확인됐다. 더 신속하고 적극적인 지지요법이 셀리넥서 중단율을 낮추고 치료 기간을 연장시키며, 장기간 치료를 통해 효능이 향상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NCCN) 다발골수종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국내 허가된 5차 치료뿐 아니라 미국에서 2차 이상 치료로 허가 받은 셀리넥서+보르테조밉+덱사메타손 병용요법도 3상 연구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 Category 1로 추천하고 있다. 또한 빠르게 재발한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에서 셀리넥서+다라투무맙+덱사메타손, 셀리넥서+포말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셀리넥서+카프리조밉+덱사메타손도 추천하고 있다.
     
    김 교수는 "5차 치료를 앞둔 환자는 이미 사용 가능한 옵션이 거의 다 사용된 상황이고 환자 또한 여러 합병증으로 힘든 상황으로 기존 요법과 다른 기전의 약제들이나 임상시험에 대한 고려가 필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의 약제와 다른 기전의 새로운 약제인 셀리넥서가 추가돼 새로운 옵션이 생겼다는 점에서 희소식이라 할 수 있다"면서 "다만 보험 급여 등이 빠르게 해결돼 환자들이 경제적 어려움 없이 추가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지난 20년 동안 가장 많은 신약이 개발되고 생존율이 향상된 질병이고 현재도 많은 약제들이 개발되고 있다"면서 "새로운 치료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함께 노력해갈 것을 환자와 가족들에게 약속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