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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UC버클리대 연구팀 "한국, 2030년 의사수 3821명 과잉...소득· 인구 구조 따른 추계 필요"

    박형욱 부회장이 청문회서 언급한 의사수 과잉 보고서 2편…의정연 연구는 의사 생산성·근무일수 변수로 '1만4646명' 과잉

    기사입력시간 2024-06-28 14:15
    최종업데이트 2024-06-28 17:50

    2030년 국가별 의사 수요·공급과 과잉·부족 전망. 사진=Projecting shortages and surpluses of doctors and nurses in the OECD: what looms ahead, 2018.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우리나라 의사 수가 2035년까지 1만5000명 부족할 것이라는 정부 발표와 달리 오히려 미래 국내 의사 수가 과잉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주목 받고 있다. 

    한국 의사 수 과잉 결론이 도출된 연구는 총 두 가지로, 대한의학회 박형욱 부회장이 26일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국회 청문회에서 언급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당시 박 부회장은 정부가 의사 수가 부족할 것이라는 서울의대,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건사회연구원 등 세 가지 의사 수 추계 보고서를 인용한 것에 대해 "의사인력 추계는 수 많은 가정이 깔린다. 어떤 가정을 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투명한 절차지만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은 채로 2000명 증원이 이뤄졌다"라고 말했다. 

    한국 경제·의료 지표 종합해 보니 2030년 의사 수 3821명 과잉

    박형욱 부회장이 가장 먼저 언급한 보고서는 UC버클리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공중보건학 리처드 셰플러(Richard M Scheffler) 교수 연구팀이 2018년 진행한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의 의사-간호사 부족 및 과잉 예상(Projecting shortages and surpluses of doctors and nurses in the OECD: what looms ahead)' 연구다.

    해당 보고서는 정치적 문제를 떠나 제3자 입장에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한국의 의사 수를 추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체적으로 UC버클리대 연구는 OECD 32개 국가 경제, 의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2030년 각 국가의 의료 수요와 공급에 따른 의사 수를 도출해 각 국가별로 비교하고 있다. 

    연구에 사용된 의사 수 추계 독립변수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per capita) 지표와 총의료비 지출(%OOP), 환자 본인부담금, 65세 이상 국가 인구 비율(%Pop65), 국가별 건강 지표 등이다. 

    연구팀은 국가 소득이 늘어날수록 의사 수요와 의료 량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봤다. 국가 소득은 의료비 지출을 예측하는 강력한 변수로 의료인력의 임금, 복리후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반대로 본인부담금은 음의 상관관계를 갖는데, 본인부담금을 많이 지불하면 환자가 의료기관을 덜 찾게 돼 의사 수요가 줄어들게 된다. 

    연구팀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높을수록 고령인구의 건강 문제가 대두되면서 의료 수요가 높아져 의사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UC버클리대학교 리처드 셰플러 교수 연구팀이 2030년 의사 수 추계를 위해 만든 일반선형모델 수식. 



    이같은 변수 등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일반선형모델 수식을 만들었는데, 연구 결과 한국은 2030년 오히려 의사 수가 3821명 과잉이라는 결과가 도출됐다. 

    32개 국가 평균은 2030년에 의사 38만6358명이 부족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고 가장 의사 수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는 미국(21만9677명), 이탈리아(8만3527명), 프랑스(5만5458명) 순이었다. 

    반면 의사 수가 과잉이 될 것이라고 예측된 국가는 독일이 5만6372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는 멕시코(5만3914명), 스페인(2만9856명)이 차지했다. 

    리처드 셰플러 교수는 보고서에서 "정확한 의료인력 예측을 위해선 매년 의료인력의 수요와 공급의 변화를 모니터링해서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내 의사 수 추계 연구 "2035년 의사 수 최대 1만4646명 과잉"

    미래 한국 의사 수가 부족하지 않다는 국내 연구 보고서도 있다. 2020년에 대한의사협회지(JKMA)에 실린 의료정책연구원 오영인 박사의 연구 결과다. 

    오 박사는 2018년 국내 의료 데이터를 근거로 4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해당 시나리오에서 변수는 의사 생산성과 근무일수다. 시나리오별로 생산성은 0~5% 향상, 근무일수는 255일~265일로 가정했다. 
     
    2035년 한국 의사 수 추계 시나리오. 사진=Assessment of the reasonable number of physicians in Korea, 2020.


    연구 결과, 의사 생산성이 2018년에 비해 5% 상향되고 근무일수를 265일로 가정한 시나리오에선 2035년에 의사 수가 1만4646명 과잉공급될 것으로 예상됐다. 

    생산성 변화가 없고 근무일수를 255일로 가정한 시나리오에서 조차 2035년 의사 수는 781명 공급과잉으로 전망됐다. 

    오영인 박사는 보고서를 통해 "적정 의사 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으며 나라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적정 의사 수는 ‘OECD 의사 수 평균’이라는 지표만을 가지고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의료제도, 인구구조, 국민건강수준, 의료인프라, 접근성, 의료재정 및 지리적 여건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오 박사는 "특히 우리나라는 의사 수의 절대적 부족보다는 의사인력의 지역별 분포 불균형 문제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정부가 지속적인 의사수급 추계 없이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을 증원해 의사인력 분포의 불균형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는 분명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