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결국 간호법과 의사면허취소법(의료법 개정안) 절충안 마련을 위해 정부와 여당이 나섰다.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은 9일 비공개 고위당정협의회를 개최해 13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 앞서 간호법과 의사면허취소법 관련 대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오는 11일 민·당·정 간담회를 열어 관련 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겠다. 그 이후 중재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지금까지 야당이 일방적으로 본회의에 회부했는데 당이 중재안을 제시하고 이를 설득하는 것"이라며 "정책위가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대안 논의를 위해 정부와 대통령실까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절충안 마련에 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특히 최근 대통령 법률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시사되면서 야당과 대한간호협회도 지금과 같은 소극적인 모습만 보일 순 없게 됐다.
앞서 지난 4일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우리 정부에서는 전임 정부에 비해 거부권 행사가 좀 더 많아질 것 같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 대통령은 충분한 여야 논의 없이 의석수로 밀어붙인 법안에 대해 100%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뜻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한덕수 국무총리는 9일 오전 "경우에 따라서 재의요구 같은 것을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당이 주도하는 중재안을 민주당과 대한간호협회가 받아들일 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대안 논의와 별개로 세부 조항 조율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절충안 수용의 키를 쥐고 있는 간호협회가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게 그 이유다.
간협은 현재 대안 논의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실제로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간호법 제정 등 논의를 위해 지난 3일 대한의사협회와 간호협회 등을 차례로 만나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간협 측에서 거부의사를 밝혀 불발됐다. 이날 면담은 의협 이필수 회장만 참석했다.
복지부는 "간호법안 관련 보건의료단체와의 협의와 소통을 촉구할 계획이었지만 간협이 간호법 논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대안 논의와 관련해 여야 실무 협의에 참석하고 있는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간호법 반대 측 주장인 '지역사회' 조항 삭제는 어느 정도 수용될 가능성이 높다. 의협 뿐 아니라 복지부에서도 이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간호조무사 응시자격 학력상한' 등 여타 수정 대안에 대해선 간협이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회 상황에 정통한 보건의료계 관계자는 "그동안 대안 논의가 이뤄졌던 것은 맞지만 여야 모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진 않았다. 그러나 정부와 대통령실까지 나서면서 대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간협과 민주당이 이를 수용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