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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협 "건보공단 특사경 갖게 되면 보험자-공급자 관계 왜곡돼"

    특사경 권한 부여 대신 의료계 스스로 전문가평가제 등 자율적 규제 바람직

    기사입력시간 2021-12-07 12:49
    최종업데이트 2021-12-07 12:49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 직원에게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부여하는 특사경법안(사법경찰관리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7일 오전 10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재심의되는 것과 관련하여 동 법안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폐기를 요구했다. 

    사무장병원이 뿌리 뽑히지 않는 이유는 건보공단이 특사경 권한을 갖고 있지 않아서가 아니라 불법 의료기관 개설 과정에서 불법성을 충분히 확인하지 못하는 법체계의 허술함 때문이라는 취지다. 

    의협은 7일 성명서를 통해 "공단 직원에게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것으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고, 공단의 강압적이고 불법적인 방문확인 등으로 인해 심지어 의료기관 원장이 자살했던 사안이 이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공단의 특사경 권한 부여는 어불성설임을 누차 경고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의협은 "사무장병원이 아직도 횡행하고 있는 것은 공단에 조사권한이 없어서가 아니라, 편법으로 불법 의료기관의 개설을 시도하는 신고나 허가 신청에 대해 그 불법성 여부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개설허가를 해온 허술한 법체계와 정부에 그 잘못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협은 공단이 특사경 권한을 갖게되면 의료체계가 왜곡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협은 "잘못을 바로잡을 노력도 하지 않은 채 공단이 직접 나서 의료기관 및 의사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는 초법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며 "공단은 민사적으로 의료기관과 대등한 관계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의료기관을 단속하고 경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은 대등해야 할 보험자와 공급자의 관계를 왜곡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공단 특사경에게 강제수사권이 부여될 경우 의료기관에 대한 사실상 방문확인 등 임의절차도 심리적 압박으로 강제절차화 될 우려를 배제할 수 없고, 헌법상의 영장주의에 어긋나는 결과와 함께 통제되지 않는 권력의 비대화를 초래하여 의료인의 정당한 진료권을 심각하게 위축시켜 국민건강권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협은 "사무장병원을 가장 먼저 인지할 수 있는 것이 같은 지역의 의사들인만큼 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대신에 의료계 스스로 이를 적발해 전문가평가제 등의 자율적인 규제를 통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