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최근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응급실 미수용(뺑뺑이) 방지법'이 애초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중증응급환자의 이송병원이 정해지지 않을 경우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이나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환자를 받을 병원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응급의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28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 복지위는 지난 17일 개정안에 대한 응급의학계 의견을 감안해 해당 법률안의 논의를 미룰 예정이었다.
대한응급의학과의사회와 응급의학회 모두 공식적으로 해당 안에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응급의학과의사회는 공개 기자회견을 진행할 만큼 법안에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었고, 응급의학회 역시 15일 개정안이 복지위 법안소위를 통과한 다음날인 16일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서를 복지위원장 측에 제출했다.
국회 관계자는 "응급의학과 의사들의 반대 의사가 있었던 만큼 응급의료법 개정안 상정이 보류될 가능성이 높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상황은 학회가 입장을 선회하면서 반전됐다. 16일 학회가 반대 의견서를 제출한 이후 돌연 응급의학회 전병조 이사장은 복지위 측에 '학회는 개정안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입장을 번복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회가 법안에 찬성 입장을 내면서 법안 상정이 이뤄졌고 결국 큰 이변없이 개정안은 의결됐다.
반면 17일 복지위 전체회의 논의 과정에서 현장 응급의학과 전문의들 견해와 마찬가지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했다.
당시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은 "법 개정에 따라 소방 구상센터도 응급환자 우선수용병원 지정이 가능하게 변경됐다. 사실 보건복지부가 기본적으로 응급의료체계를 의료기관과 협의하면서 사령탑 역할을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법이 이렇게 바뀌게 되면 소방이 중앙응급의료센터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우려가 있다. 자구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급한 법이긴 하지만 법은 한번 만들어지면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파장 효과가 있기 때문에 더 세심한 추가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 한 응급의학과 의사는 "문제 소지가 다분한 법안을 가장 앞장 서서 막아야 할 학회 이사장이 법안 통과에 동조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병조 이사장은 응급의학회 내에서 '임원 자격상실' 심의 절차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