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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롭게 정의된 신바이오틱스 개념, 'Complementary 신바이오틱스' vs 'Synergistic 신바이오틱스'

    [칼럼] 김용성 원광의대 소화기질환연구소 교수· 것앤푸드헬스케어 CMO

    기사입력시간 2021-12-07 15:10
    최종업데이트 2021-12-07 21:4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장내미생물에 연관된 용어들, 특히 그 중에서도 복용가능한 프로바이오틱스에 연관된 용어들은 논문보다도 광고를 통해 먼저 듣게 되는 경우가 많다. 엄청나게 유행하고 있는 프로바이오틱스만큼 요즘 많이 듣게 되는 것은 바로 신바이오틱스(Synbiotics)라는 용어인데 최근 이에 대한 정의가 좀 더 명확해지고 새로운 개념들이 제시됐다.

    사실 이 용어가 제안된 것은 벌써 25년 가까이 된다. 1995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글렌 깁슨(Glenn G. Gibson) 교수는 한 종설에서 프리바이오틱스와 프로바이오틱스를 같이 투여해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는 신바이오틱스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향후 만들어질 것을 기대했다. 당시에도 이미 장내미생물총이 인간의 건강에 중요하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건강이익을 주는 균, 즉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과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두 균주로 대표되는 프로바이오틱스가 사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프로바이오틱스가 장내미생물에 미치는 효과는 복용 동안에만 국한되기 때문에 외부에서 균을 투여하는 방식은 장내미생물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식이를 통해서는 프로바이오틱스보다 훨씬 더 크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장내미생물총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어서 프리바이오틱스가 관심을 많이 받던 때이다.

    장내미생물을 변화시키는 식이 또는 물질인 프리바이오틱스로 사용되려면 어떤 특성이 있어야 할까? 

    인간이 섭취한 음식물을 위장관에서 소화하는 기전은 가수분해이다. 그러므로 대장까지 도달해 장내미생물총을 변화시킬 수 있는 프리바이오틱스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가수분해가 되지 않아야 한다. 또 그 자체로도 위와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까지 전달이 될 수 있어야 대장내 미생물들의 먹이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대장내 아무 미생물이나 사용하는 것이 아닌 특정 유익균들을 더 성장하게 하거나 대사적으로 활성화시켜야 한다. 대장내에서 특정 유익균이 증가하되면 대변으로 배출 역시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대장에 있는 미생물을 타겟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프리바이오틱스는 '대장을 위한 음식 (Colon food)'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프리바이오틱스 섭취는 특정 장내 유익균을 증가시킴으로써 대장내 미생물총의 조성을 좀 더 건강한 쪽으로 바꾸고 대장 내 효과뿐만 아니라 전신적으로 건강이익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림 1) 이런 특징에 기반해서 프리바오틱스는 “소화되지 않는 식이 조성성분으로써 대장의 특정 유익균에 의해 선택적으로 사용돼 숙주에게 건강이익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과거부터 프리바이오틱스는 소화가 되지 않는 올리고당(oligosaccharides), 특히 프럭토올리고당(fructooligosaccharides)을 일반적으로 의미했다. 프럭토올리고당(Fructooligosaccharides)은 주로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을 선택적으로 증가시키는데, 깁슨 교수는 이런 특성에서 프럭토올리고당과 그것을 이용하는 비피도박테리움을 섞어 강력한 신바이오틱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한 것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숙주에게 건강이익이 되는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의 혼합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syn'은 그리스어로 '함께'라는 뜻이고 'biotics'는 '생명이 있는'이라는 뜻이다. 깁슨 교수가 제안했을 때부터 25년전이 지난 지금 상당히 많은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신바이오틱스를 표방하며 판매되고 있을 만큼 대중적이 됐다. 그러나 그 정의가 모호해 도대체 어떻게 만든 것이 신바오틱스인지 생산자부터 소비자에 걸쳐 혼란이 지속돼 왔다.
     
    이에 2019년 전문가들이 모여 명확하게 신바오틱스란 무엇인지 정의했다. 기존의 개념을 “살아있는 미생물과 숙주의 미생물이 선택적으로 이용하는 물질의 혼합물로서 숙주에게 건강이익을 제공하는 것"으로 단순화했는데, 여기에서 숙주의 미생물이란 외부에서 투여된 프로바이오틱스와 원래 장에 고유하게 있던 미생물을 모두 포함하는 의미다. 즉 프로바이이오틱스는 외부의 균이지만 복용하면 결국 숙주의 장내에서 일시적이나마 살고 있기 때문에 숙주의 미생물로 포함시킨 것이다. 새로 바뀐 정의에 따라 생각해보면 원칙적으로는 신바이오틱스로 만들어지는 경우 기존 프로바이오틱스나 프리바이오틱스가 각각 효과를 나타내는 용량보다 더 낮은 용량에서도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또는 단독으로 사용될 때는 효과가 없던 것이 같이 사용하면 효과를 나타낼 수도 있다.

    이번에 특히 중요하게 제시된 개념은 신바이오틱스를 'Complementary 신바이오틱스'와 'Synergistic 신바이오틱스'로 나눈 것이다.(그림2) 신바이오틱스에 포함된 프리바이오틱스를 같이 투여된 프로바이오틱스가 아니라 장에서 원래 자리잡고 있던 고유 미생물 중 일부가 사용한다면 'Complementary 신바이오틱스'다. 즉 프로바이오틱스 따로 프리바이오틱스 따로 복용하는 것과 비슷한 것인데, 그렇다고 기존의 두 제품을 단순하게 합쳐서 제품을 만든다고 해서 바로 신바이오틱스라고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신바이오틱스 형태로 만들어진 제품 자체가 위약에 비해서 건강이익을 제공한다는 증거가 있어야 인정받을 수 있다. 현재 판매되는 대부분의 신바이오틱스를 표방하는 제품이 이에 해당하는데, 임상연구에서는 신바이오틱스와 위약군 2군만을 비교해 효과를 증명하면 된다.

    반면 'Synergistic 신바이오틱스'는 투여된 프리바오틱스를 숙주 장내 고유미생물이 아닌 같이 투여된 프로바이오틱스가 선택적으로 사용해 건강이익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런 경우 투여된 프로바이오틱스가 투여된 프리바이오틱스를 선택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을 세포실험(in vitro)이나 동물실험(in vivo)을 통해 증명해야 한다. 또 임상연구로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를 각각 투여한 것보다 신바이오틱스의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그래서 이를 증명하기 위한 임상연구 설계는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 신바이오틱스, 그리고 위약까지 4개의 실험군이 필요하므로 매우 복잡해진다. 이 개념이야말로 깁슨 교수가 1995년 꿈꾸었던 진정한 신바이오틱스라고 할 수 있는데 아직까지 엄격한 의미의 'Synergistic 신바이오틱스'가 시장에 나와있지는 않은 것 같다.

    이런 복잡한 정의는 왜 필요하고 그 중요성은 무엇일까?

    바로 여러 이해 관계자 간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새로 제시된 신바오이틱스의 정의는 그동안 약간 모호했던 바를 정의하면서 소비자, 생산자, 규제 당국, 연구자, 산업계 및 과학계에 명확함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 또 축적된 연구결과에 기반해 새로운 개념이 제시되면서 학계와 산업계에 앞으로의 연구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2021년 출간된 'Synergistic 신바이오틱스'라는 용어가 등장하는 임상연구 논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신바이오틱스와 위약만 비교한, 즉 'Complementary 신바이오틱스'인 것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앞으로 이런 혼란이 줄어드는 것과 동시에 연구자 및 생산자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어 특정 건강이익을 의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Synergistic 신바이오틱스'가 조만간 개발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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