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최지민 인턴기자 고려의대 본2] 소아청소년과 사직전공의인 최윤영 넥스트젠 페디아트릭스(NEXTGEN PEDIATRICS) 총무는 “소아청소년과 진찰료와 행위료를 6세 이하 3배 가산, 7~12세 2배 가산할 경우 약 6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며 “저출산 대책 예산 65조 원 중 10%만 활용해도 이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한소아청소년외과의사연합은 4일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2025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최윤영 넥스트젠 페디아트릭스(NEXTGEN PEDIATRICS) 총무는 이날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넥스트젠 페디아트릭스는 2024년 사직 전공의들이 모여 미래 세대 소아청소년과의 부흥을 위해 조직한 단체로, 전국 18개 의국에서 118명의 의사가 활동하고 있다. 소아 정책 모니터링, 정책 연구회 및 세미나와 2주에 한 번씩 전공의 대상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최윤영 총무는 “2019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과 횡격막 탈장 사망 사건의 유죄 판결 이후 소아청소년과 지원율은 급감했다”며 “소아과 전문의들 사이에서는 자격증이 족쇄라는 자조적인 표현까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최 총무는 “젊은 의사들이 소아 진료를 기피하는 이유는 높은 사법 리스크와 보호자 민원으로 인한 감정 노동, 만성적인 인력 부족, 높은 노동 강도, 낮은 보수와 삶의 질 때문”이라며 “가장 큰 문제는 약 12~14년간 소아 세부분과 전문의로서 전문성을 키워도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일자리가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최 총무는 해결방안으로 ▲6세 이하 수가 최소 300% 인상 ▲지역과 인구 비율을 고려한 역차등 수가 적용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사법 리스크 완화 ▲소아 진료 전문성 인정 제도 ▲소아질환에 맞는 상병명·중등도로의 개편을 위한 소아 진료 전담 TF 신설 등을 제안했다.
최 총무는 특히 수가 인상에 대해서 “소아는 시술 시 가만히 있지 않기 때문에 마취나 자세 유지 등을 위해 성인보다 더 많은 수술 보조 인력이 필요하고, 사법 리스크도 훨씬 크다”며 “부모에게 설명해야 하는 시간도 많기 때문에 이 상담 시간 역시 수가에 반영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책정돼 있는 수가는 소아암 항암제 주입술을 예로 들면 약 5만 원으로 강남역 평균 팔 제모 비용보다 더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최 총무는 “지원이 있으면 변화는 가능하다”며 “2018년과 2022년 신생아 중환자실 분과에 수가 가산이 생긴 이후 병원들이 신생아 중환자실을 보유하기 시작했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신생아 분과 전문의를 고용하기 시작했다. 신생아 분과를 전공하면 갈 곳이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해당 전문의 수가 가장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장기적으로는 일본 성육기본법을 참고해 어린이건강기본법을 제정하고 관련 예산을 마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상병명과 중증도는 성인 질환 코드에 소아가 기생하는 구조인데, 소아는 성인과 생리적 기전이 다르기 때문에 질환명이 같더라도 중증도가 매우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제도에서는 성인 수술의 중증도가 낮으면 소아 수술도 낮은 수가로 책정돼, 상급종합병원에서 소아 수술을 감당하려는 유인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소아의 특수성을 고려해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내에 소아 진료와 수가 정책을 전담할 부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 총무는 “아직 소아 진료를 하고 싶어 하는 나와 같은 젊은 의사들이 있다. 우리가 설 자리가 앞으로도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