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전공의 복귀를 위해 각종 처분 철회와 수련 특례를 마련했지만 전공의들이 미동조차 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이후에도 의료대란이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전공의들의 마음을 돌릴 유일한 방법은 '의대 정원 증원 전면백지화'지만, 보건복지부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이미 확정 돼 논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16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회의 의료대란에 대한 대책에 이같이 밝혔다.
무응답 일관하는 전공의…대책 묻는 국회에 복지부는 "노력하겠다" 반복
이날 국민의힘 최보윤 의원이 정부는 복귀, 미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고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전공의에 대해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느냐고 물었지만 복지부는 이에 대한 답변을 회피했다.
조 장관은 "하반기 수련을 하기 위해서는 결원을 빨리 확정해야 하기 때문에 복귀 또는 사직 여부를 조기에 확정할 필요가 있다"며 "병원장에 적극 협조를 요청했고, 그렇게 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동문서답했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청문회 당시 어떻게서든 전공의들을 설득하겠다고 했는데 그간 전공의 움직임에는 변화가 없고, 이번 질의에 대한 답변을 보면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며 "전공의들을 만나보니 정부 방침이 대단히 전향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올해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강행하겠다고 하는데 9월 모집이 이뤄지는 순간 벌어질 일은 첫째, 정부 방향이 바뀔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천명될 것이다. 둘 째, 대학병원 수련의 사슬이 붕괴될 것이다. 셋 째, 지역의료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이 의원은 "인턴 복귀율은 고작 3.4%로 내년 전공의 1년차에 지원할 자격을 가진 사람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올해 본과 4학년 국시에 96%가 미응시할 것이다"라며 "기존의 전공의들, 저연차들은 다시 필수의료를 하지 않을 것 같은데 내년부터 지원할 사람이 3~4년 이상 없을 것이다. 인턴에 지원할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비판하며 그 대책을 물었다.
조 장관은 "너무 비관적으로 보는 것 같다.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민주당, 증원 규모 재검토 필요성 지적…복지부 "2026년도 정원은 대화 가능"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 역시 "현 의료체계는 무정부 상태와 다름없다"며 "정부도 9월(하반기 전공의 모집)까지는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 방법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조 장관은 "우선 전공의들이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만들고, 의료 개혁 과제를 속도를 내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하겠다. 노력하겠다"고 기존의 입장을 답습했다.
정부는 사실상 전공의들이 의대정원 증원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눈과 귀를 막고 있는 모양새다.
서 의원은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이라는 규모가 과학적이고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된 것인가에 대한 의료계의 불신이 이 사태를 초래했다고 본다"며 "합리적이고 정확한 증원 규모를 다시 검토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토대로 의료계와 진지한 대화를 하지 않는 한 이 사태가 해결되기 어렵다고 단언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러자 조 장관은 "동의한다"며 "2026년도 의대 정원에 대해서는 마음을 열어 놓고 의료계와 대화하가기로 제안했다. 의료계 내부에서 의견이 통일이 되면 정부와 협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2025년도 입시는 이미 확정됐기에 불가능하고, 2026년도는 원래 교육부가 2000명이라고 밝혔지만 의료계가 합리적인 안을 가져오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전공의 지원해도 문제 크지만…정부 대책 없어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이번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은 지역의료와 필수의료를 살리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런데 정부의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대해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은 그간 내·외·산·소로 불리는 필수의료 과목에만 한정하던 예년과 달리 결원이 생긴 모든 과목을 대상으로 전공의 모집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 특례를 적용해 타 병원도 지망할 수 있게 했다"며 "결국 이러한 조치가 지역의료와 필수의료에 굉장한 공백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조 장관은 이 같은 비판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