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박단 회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3월 20일 병원을 사직하고 대전협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잃어버린 안녕과 행복을 되찾고자 수련을 포기하고 응급실을 떠난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 출신으로, 현재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3년차로 일하고 있다.
박 회장은 “그간 생사의 경계의 놓인 환자를 살려 기쁨과 안도를 느낀 적도 많았다”며 “하지만 돌이켜보면 병원에서 근무했던 지난 3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우울하고 불행한 시기였다. 죽음을 마주하며 쌓여가는 우울감, 의료 소송에 대한 두려움, 주 80시간의 과도한 근무 시간과 최저 시급 수준의 낮은 임금 등을 더 이상 감내하지 못하겠다”고 사직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2월 20일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전공의법, 민법, 수련계약서에 따라 인수인계 등에 차질이 없도록 2월 20일부터 3월 20일까지 30일간 병원에서 성실히 근무한 후 세브란스병원을 떠나려 한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전공의 신분이 종료되는 이후에는 대전협 회장직을 유지할 수 없어 3월 20일까지만 회장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며 “추후 보궐 선거 및 운영 방식은 회칙에 의거해 대의원 총회에서 논의하겠다”고 했다.
이어 “임기를 충실히 마치치 못해 동료 선생님들께 송구하다”며 “언제나 동료 선생님들의 자유 의사를 응원하겠다. 부디 집단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달라. 우리 모두의 무운을 빈다”고 했다.
한편, 대전협 회칙에 따르면 회장 잔여 임기가 6개월 이하인 경우 부회장이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회장직을 승계하며, 승인을 받지 못한 경우 60일 이내에 보궐 선거를 실시한다. 잔여 임기가 6개월 초과인 경우 60일 이내에 보궐 선거를 실시한다. 회장 직무를 대리할 부회장이 없는 경우 60일 이내에 보궐 선거를 실시한다.
현재 대전협은 부회장을 포함한 모든 임원진이 사퇴한 상태이기 때문에 3월 21일의 60일 이내인 5월 20일 이내에 새로운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이전 대전협 회장 선거를 보면 선거공고가 나간 이후 회장 당선까지 보통 한 달이 소요됐는데, 지원자가 없으면 시간은 더 늘어질 수 있다. 박 회장도 두 차례 공고가 연장된 끝에 단독출마해서 지난해 9월 16일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