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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몸으로 '법사위 패싱' 막는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

    민주당·국힘 최연숙 의원 "법사위 패싱하고 본회의 직접 부의하자" vs "쟁점법안 추가 논의 필요, 정략적 접근 멈춰야"

    기사입력시간 2022-12-09 10:59
    최종업데이트 2022-12-09 16:46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간사와 국민의힘 강기윤 간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간호법 등이 법제사법위원회를 패싱하는 문제에 대해 이견을 보였다. 

    특히 일부 의원들은 구체적인 기일을 정해 해당 날짜까지 법사위에 법안이 논의되지 않으면 곧바로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도록 하자는 급진적인 의견도 나왔다. 

    국회 복지위는 9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80개 법안들을 심사·의결했다. 

    정작 이날 전체회의의 뜨거운 이슈는 상임위를 통과했지만 법사위에서 논의되지 않고 계류돼 있는 법안들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문제였다. 의원들이 직접적인 법안의 언급은 피했지만 최근 가장 논란이 됐던 간호법과 의사면허취소법 등이 논란의 주인공이다. 

    포문은 그간 법사위를 패싱하고 법안들을 직접 본회의에 부의하자고 주장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열었다. 

    민주당 강훈식 간사는 "정기국회 기간 동안 우리 상임위에서 많은 법안이 통과했는데 법사위를 넘지 못한 법안이 있다. 상임위에서 어렵게 통과시킨 법안들이 법사위에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 매우 유감스럽다. 법사위가 상원이냐는 비판도 당연하다. 위원장이 나서 조속한 통과를 촉구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원이 의원도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상임위를 통과했지만 법사위에 계류되다 폐기된 법안만 91개에 달한다. 법사위로 넘어간 뒤 60일이 지나면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도록 법도 개정돼 있다. 원칙에 따라 본회의 부의가 필요하다. 추진의사를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국회 복지위는 9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80개 법안들을 심사·의결했다. 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반면 여당 측은 각 위원회 마다 역할이 있다며 상임위에서 계속 법사위와 신경전을 벌이는 행위가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강기윤 간사는 "일정 부분 동의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상임위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시간을 갖고 법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는지에 대한 자책도 든다"며 "충분히 심도 있게 논의하는 부분에서 법사위가 상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법체계상 법사위는 체계·자구 심사 권한이 있다.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하더라도 법사위에 올라가서 나름의 별도 심사를 거쳐야 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논의한 것을 왜 법사위에서 논의하지 않느냐고 주장만하는 것은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간호법 등 쟁점이 많은 법안일수록 정치적 접근보단 법안 내용에 충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상임위 통과 과정에서도 독단적으로 법을 통과시키고 법사위까지 패싱하자는 주장이 상당히 정략적이라는 취지다. 

    강기윤 간사는 "사회적 문제가 된 내용을 법사위에서 논의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러나 그외 상황이라면 국회도 국회 나름의 절차가 있고 역할이 있다"며 "여러 다툼이 있는 법안은 상임위에서 너무 정략적으로 접근하기 보단 법안 내용에 충실히 접근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도 여당 주장에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법안을 검토하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있다. 소위로 안건이 넘오는 것도 너무 늦고 전문위원 검토보고서도 늦게 나온다"며 "이에 의원들이 충분히 법안을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고 행정부 검토 시간도 적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양당 간사들이 합의해 비쟁점 법안은 좀 더 빨리 결정해서 충분히 법안을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을 배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강기윤 의원 발언이 끝나자 야당 의원들은 반발했다. 간호법 발의 당사자인 민주당 김민석 의원은 "법사위 문제는 자구·체계 심사권을 넘어 법안 자체를 길게 지연시키니까 문제다. 법안 심사 내용과 상관이 없는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단순히 법안 내용을 논의하는 문제가 아니라 국회 전체가 나아가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또한 강기윤 의원이 우리끼리 한 내용에 대해 자충수, 아우성 이런 표현을 썼는데 이는 우리 스스로에 대한 존엄성에 오해를 불어일으킬 수 있는 표현이라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간호사 출신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도 법사위 패싱 주장에 한발 더 나아가 기간을 정해 특정 기간이 지나면 법안을 직접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도록 법사위에 통보하자는 주장까지 내놨다.  

    상황이 과열되자 정춘숙 위원장이 직접 나섰다. 정 위원장은 "나도 법사위가 법안을 오래동안 통과시키지 않고 있는 문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어제 법사위 전체회의를 봤는데 법사위 의원들끼리도 그런 문제제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며 "굉장히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기일을 정해 실제로 집행될 수 있는 내용까지 포함해 양 간사와 논의해 의견을 법사위에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체회의에선 '착한사마리아인법(응급처치 형사처벌 면제)'과 '의료사고특례법(불가항력 분만사고 국가책임제)', 공공심야약국법안이 제1·2법안소위를 거쳐 복지위를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