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건강한 노인이 저용량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해도 건강한 자립생활이 연장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암과 심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추가 분석 및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16일(현지시간) '아스피린의 노인 건강위험 감소 효과(ASPREE)' 연구 초기 결과에 대한 논문 세 편이 국제 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ASPREE는 호주인 1만 16703명과 미국인 2411명 등 총 1만 9114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연구다. 2010년 시작해 70세 이상 참여자가 등록됐고, 평균 4.7년 추적 관찰했다. 참여자들은 등록 당시 아스피린 사용이 필요한 건강 상태나 치매, 신체적 장애가 없었다.
미국 노화연구소(NIA) 디렉터인 리처드 호즈(Richard J. Hodes) 박사는 "임상지침에서는 관상동맥질환과 같은 혈관질환이 있는 환자의 심장마비 및 뇌졸중을 예방에 대한 아스피린의 혜택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아스피린이 건강한 사람에서도 혜택이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이 연구는 건강한 노인에서 아스피린의 혜택과 위험에 대한 전체 그림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호주 모나시대학교(Monash University)의 존 맥닐(John J. McNeil) 박사와 미국 버만 아웃컴 및 임상연구센터(Berman Center for Outcomes and Clinical Research) 앤 머레이(Anne M. Murray) 박사가 주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체 연구집단에서 아스피린 100㎎ 저용량 매일요법은 치매나 장애가 없는 생존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지속적인 육체적 장애나 치매 없이 치료를 마치고 생존한 비율은 아스피린군 90.3%, 위약군 90.5%로, 신체 장애 발생률과 치매 발생률은 두 그룹 간 유사했다.
연구 기간 중 사망률은 아스피린군 5.9%, 위약군 5.2%로, 아스피린군의 사망 위험이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효과는 이전 연구에서 보고되지 않아 결과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아스피린 치료군의 사망률이 더 높은 것은 주로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기 때문이다. 아스피린군에서 신규 암 발생 건수가 약간 증가하기는 했으나, 이 차이는 우연에 의한 것일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심혈관 사건 발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도 ASPREE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관상동맥질환과 비치명석 심장마비, 치명적 및 비치명적 허혈성 뇌졸중을 포함한 주요심혈관사건(MACE) 발생률은 아스피린군과 위약군이 유사했다. 아스피린군 가운데 448명이 심혈관 사건을 경험했고, 위약군은 474명에서 발생했다.
정기적인 아스피린 사용 위험으로 알려진 출혈을 평가한 결과에서는 아스피린이 주로 위장관과 뇌에서 출혈 위험을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상적으로 유의한 출혈 발생률은 아스피린군 3.8%(n=361), 위약군 2.7%(n=265)였다.
노인 인구집단에서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은 암으로, 연구에서 사망한 사람들이 50%는 암에 걸렸다. 심질환과 뇌졸중은 사망의 19%, 주요 출혈은 5%를 차지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레슬리 포드(Leslie Ford) 박사는 "아스피린 사용이 암에 대한 아웃컴을 개선시킬 것이라 했던 이전 연구 결과들을 봤을 때, 이번 연구에서 아스피린군의 암 사망 증가는 놀랍다"면서 "연구에서 모든 암 관련 데이터는 현재 분석 중이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기관인 국립노화연구소와 국립암연구소, 호주 국립보건의료연구위원회(National Health and Medical Research Council), 모나쉬대학교로부터 지원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