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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국난 극복이 최우선, 보건의료 문제는 의사들과 먼저 협의해달라

    [대선 후보들에게 제안하는 보건의료정책 어젠다]⑥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

    기사입력시간 2021-12-04 08:53
    최종업데이트 2021-12-05 00:53

    대선 후보들에게 제안하는 보건의료정책 어젠다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내년 3월 9일로 다가왔습니다. 각 후보캠프들이 여러 단체들로부터 정책 제안을 받아 대선 공약을 완성하고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대통령 후보라면 반드시 짚어야 하는 보건의료정책 어젠다(agenda)를 사전에 심도 있게 살펴보고 이를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의료계 전현직 리더들의 릴레이 칼럼을 게재합니다. 의료계가 각종 악법에 대한 방어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선제적으로 꼭 필요한 정책을 제안할 수 있도록 의료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①이철호 전 의협 의장 "일차의원과 중소병원 특별법·의료전달체계 정립·수가현실화"
    ②이로운 의협 홍보이사 "의료분쟁처리 특례법 제정"
    ③박상준 의협 부의장 "의료전달체계 확립과 응급의료시스템 정비"
    ④최운창 전남의사회장 "지역의료 살리기"
    ⑤안치석 전 충북의사회장 "서울과 지역 의료격차 최소화"
    ⑥주신구 병원의사협의회장 "보건의료 문제는 의사들과 먼저 협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의료계는 매번 대선과 총선에 앞서 보건의료계의 재정 지원이나, 의료전달체계의 개선, 의료자원 배분의 공정성, 공공의대의 문제 등 많은 제안을 해왔다. 하지만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처음 약속과는 달리 의료계에 상당한 충격을 주는 정책들을 집행한다.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한  하나의 돌파구로 원격의료 문제를 다루고, 의료전달체계나 응급의료체계는 겉돌기만을 지속한다. 건강보험 재정의 국고지원은 법에 명시가 돼있음에도 매년 법대로 집행하지 않는다.

    현 정권은 올바른 의료정책을 세워서 국민건강을 지켜야하는 의무를 다한다기 보다는 문재인 케어 등의 정책으로 의료계를 쥐어짜는 정책들을 내놨다. 의료생태계를 파괴하고 심지어 의료공급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의사직군을 다른 의료직역들과 분리하고 이간질시키고 악마화하느라고 시간을 다 보냈다고 싶을 정도다. 

    과거 2000년 의약분업은 김대중 정권의 대표작인데 처음에는 건강보험 재정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리베이트를 줄이고 국민건강을 위할것이라는 구호와 약속,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보험 재정은 몇 배나 더 들었고 설계자나 집행자가 실패한 정책이라고 자평하는 지경까지 갔다. 

    문재인 정권 들어서도 그들의 대표작인 문재인 케어를 내세워서 선심성 정책에만 신경을 썼을 뿐, 필수의료를 살려달라는 의사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건강보험은 흑자에서 적자로 바뀌고 국민들에게 건강보험료를 올려야한다는 소리까지 하게 됐다.  

    이런 역사적인 사실을 상기하면 2022년 대선에 의료정책에 관한 정책제안을 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세세한 정책을 제안하고 각 대선캠프에서 받아들이는 척하는  퍼포먼스를 하기 보다는 의료정책을 대하는 정권의 자세나 복지부가 의료계를 대하는 태도에 '호의적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

    지금도 국회에서는 수 십 건의 보건의료정책들이 매주,매달 생산돼 나온다. 대부분 의료계를 통제하고 관치의료를 강화하는 방향이고, 의사들에게 책임을 넘기며 , 의무를 덧씌우고, 다하지 못한 의무에 대해서는 벌금과 수갑의 채찍을 휘두르고 있는 형편이다. 국회의원, 정치인, 청와대, 보건복지부 등은 의사라는 직군을 국민의 하나로 보고 있기는 한가에 대한 의구심이 들 정도다. 의사들은 의료공급자직군들 중 기본 단위임에도 불구하고 , 소모성 부품정도로 취급된다.

    2020년 9월의 '공공의대 파업 사태' 때도 의료생태계를 무시한 그들만의 리그에서 벌어진 탁상공론과 지역선심 정책등이 혼합돼 발발했다고 볼 수 있다. 2000년 의약분업 합의 당시 정부가 약속한 '의대정원 동결 정책'을 기습적으로 파기한 공공의대 정원 확대 정책은 의료정책에 있어서 만큼은 지난 20년간 정부와 정권 스스로 일관성도 없었고, 준비도 하지 않았다는 자백이나 다름없는 사건이었다.
     
    전지구적 재난인 코로나19 상황도 마찬가지다.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초동대처가 부족했으며,  재정투입과 재원배분은 시기적으로나 대상면에서 적절치 못했고 지금도 그러하다. 대한민국은 외형적으로만 경제대국이지, 보건의료정책은 하류가 아닌가 한다. 코로나19 사태는 지금도 현재상황이다. 의료 문제가 나라의 경제, 안보 등에 지금처럼 기본이 된 일은 역사상 거의 처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코로나19는 아직 극복되지 못했으며 더 악화될 지경이니, 사실 2022 대선은 코로나19 국난 극복이 주된 쟁점이어야 할 것이다.

    병상수 부족은 당장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됐다. 코로나19가 발생하자마자 정부가 감염병 전문병원을 전국적으로 설치하는 재정을 사용했다면 현재 민간에 부담을 지우지는 않아도 됐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공공의대 설립으로 의사들과 대립한 여파 탓인지, 정부와 국회는 코로나19가 확산일 때도 의사들의 말은 줄곧 무시해왔다. 공공의대 문제이건 코로나19 문제이건 보건의료 문제는 의사들과 먼저 협의해달라고 하는 것이 대선 보건의료정책 제안이라면 제안이 될 것이다.

    의료전달체계, 의사면허관리, 대리수술, CCTV, 한방문제, 불법 UA문제, 원격의료,분석심사 등의 여러 문제들이 있지만 우선 코로나19 대책과 공공의대 문제 해결이 투톱이고, 원톱을 꼽으라면 코로나19 사태 해결이 우선이다. 공공의대는 2020 의정합의대로 코로나19 안정화 이후에 논의하자고 했던 것을 잊어버리지만 않아도 감사할 지경이다.

    차기 대통령 임기를 다 마칠 때까지 코로나19가 퇴치될지 가늠하기도 힘든 형편이다. 다음 정권은 국민과 의사들을 편가르기를 하지 말고, 의사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대해주길 바라며,  '가진 자' 프레임을 씌우기 전에 자문과 협력을 구해야 하는 집단으로 대해주길 바란다.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