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이 없는 사람들보다 심장질환과 심부전, 심장마비,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2~4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60세 성인이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환을 모두 가지고 있다면 기대 수명은 평균 12년 단축된다. 또한 제2형 당뇨병 환자는 혈당 수치가 조절되더라도 심혈관 위험은 여전히 높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07년 심근경색(MI) 위험 증가로 로시글리타존 사용 중지를 권고한 이후 새로 출시되는 당뇨병 치료제들에 대해 심혈관계 질환 관련 임상을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가운데 SGLT2 억제제는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심혈관 혜택이 확인되면서 심혈관계 측면에서 가장 유망한 계열로 꼽히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고광곤, 미국 콜로라도의대 로버트 에켈(Robert H. Eckel), 분당서울대병원 임수 교수팀이 5월 유럽죽상동맥경화증학회 공식 학회지(Atherosclerosi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DPP-4 억제제를 사용한 대부분 임상시험 결과 심혈관 안전성 측면에서 위약과 비열등했다.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사용한 임상에서는 결과에 일관성이 없었다.
반면 SGLT2 억제제는 자디앙(Jardiance, 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을 이용한 EMPA-REG OUTCOME과 인보카나(Invokana, 성분명 카나글리플로진)를 이용한 CANVAS 등 두 가지 대규모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결과를 보이면서, SGLT2 억제제에 의한 심혈관 질환 위험 인자 조절이 주요 메커니즘으로 제안됐다.
다만 인보카나는 CANVAS에서 심혈관계 관련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으로 정의되는 3-point 주요심혈관계관련사건(MACE) 혜택은 입증했지만 심혈관계 관련 또는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에서는 혜택을 입증하지 못했고, 하지절단 위험이 높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연구팀은 "일련의 대규모 심혈관 결과 연구는 당뇨병 관리에서 임상 진료 패턴을 변화시켰다"면서 "미국당뇨병학회(ADA)와 유럽당뇨병학회(EASD)는 메트포르민 후 2차 치료제를 선택할 때 의사에게 재량권을 부여하지만, 미국임상내분비학회/내분비학회(AACE/ACE)는 심혈관 혜택의 확실한 근거에 기반해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 가운데 SGLT2를 첫 번째로 권장하고 있다. 캐나다당뇨병학회(CDA)도 특히 심혈관 고위험 환자군에서는 자디앙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세계 여러 국가의 당뇨 관련 협회들은 SGLT-2 억제제의 심혈관계 질환 임상을 토대로 가이드라인을 변경했거나 변경할 계획이며,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추가 치료제 선택에서 질환 임상 결과는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전했다.
미국심장학회 공식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6월호에는 SGLT2 억제제 신규 사용자에서 심혈관 효과를 비교한 CVD REAL 분석 결과가 게재됐다.
다른 혈당 강하제와 비교했을 때 SGLT2 억제제 사용은 심혈관 질환 사용 여부에 관계 없어 사망 위험을 44% 감소시켰다. 또한 SGLT2 억제제는 심부전(HF) 위험을 28% 줄였고, 심부전 또는 사망 복합 위험을 37% 낮췄다.
연구팀은 "대규모 다국가 관찰연구에서 SGLT-2 억제제 초치료는 사전에 심혈관 질환이 있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사망과 심부전 위험을 낮췄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서 심혈관 질환이 없는 환자에 대한 SGLT-2 억제제의 혜택의 추가 근거를 제공할 것이다"고 결론내렸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로는 포시가(Forxiga, 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를 이용한 DECLARE-TIMI 58, 인보카나를 이용해 심혈관-신장 혜택을 확인하는 CREDENCE, 화이자(Pfizer)와 MSD가 공동 개발한 스테글라트로(Steglatro, 성분명 얼투글리플로진)을 이용한 VERTIS CV 등이 있다.
이 중 DECLARE-TIMI 58은 심혈관 위험인자 또는 병력을 가진 사람들을 포함해 제2형 당뇨병 환자 1만 7000여 명을 대상으로 5~6년간 추적 관찰하는 것으로 규목 가장 크고, 올해 하반기 가장 먼저 결과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외에 22~26일(현지시간) 미국 올랜도에서 열리는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18)에서는 EXSCEL 연구의 새로운 분석 결과가 발표되는데, 위약군에서 SGLT2 억제제를 투여받은 환자의 심혈관과 신장 혜택을 평가한 데이터다. 더불어 리얼 월드에서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를 초치료로 사용했을 때 심혈관 결과를 비교 분석한 CVD-REAL 2 연구결과도 발표된다.
임수 교수는 "SGLT2 억제제는 혈당을 낮추고 체중을 감소시키며 요산 수치도 개선시키는 등 거의 대부분이 심대사 위험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다면적인 장점이 있다"면서 "또한 소듐과 글루코스가 모두 빠져나가면서 사구체 압력이 줄어 콩팥이 망가지는 것도 줄여준다. 다만 우려할 점은 흔한 부작용으로 생식관 감염(genital tract infection)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