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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대 교수들 행보에 의료계 '울었다 웃었다'

    의대증원 정국 속 가장 먼저 비대위 구성하고 사직서 제출 결정까지…정진행∙방재승∙김정은∙김윤 교수 등 주목

    기사입력시간 2024-03-12 08:45
    최종업데이트 2024-03-12 08:45

    서울대병원 전경. 사진=서울대병원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정부의 필수의료 패키지와 의대증원 2000명 발표 이후, 서울의대 교수들의 움직임이 의사들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대 교수들은 이번 의대증원 정국에서 전국 의대 중 가장 먼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지난달 16일 교수협의회 긴급이사회를 열고 정진행 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정 전 위원장은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과 간담회를 가지는 등 정부와 의료계 중재를 위해 노력했으나, 끝내 2월 26일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틀 뒤인 2월 28일에는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가 실시한 설문조사가 공개됐다. 응답자 84.6%가 전공의와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집단행동(겸직해제∙사직서 제출 등)이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나 서울의대 교수들의 집단행동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3월 6일에는 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서울의대 교수협 신임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됐다. 강경파인 방 교수가 비대위를 이끌게 되면서 서울의대 교수들이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처럼 교수들의 집단행동 조짐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정은 서울의대 학장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김 학장은 지난 7일 서울의대 교수들에게 보낸 공지문을 통해 “학생과 전공의들이 학교와 병원을 떠나는 상황에서 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시점에서 다른 의대나 병원과 달리 서울의대와 병원은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며 "그 누구도 실효성 있는 대책을 제시할 수 없다. 따라서 교수들도 사직서 대신 직접 국민들과 대화해야 한다”고 했다.
     
    김 학장은 3월 8일 서울대 유홍림 총장 등이 배석한 가운데 서울의대 학생들이 참여하는 타운홀미팅도 개최하려 했으나, 의대생들이 참석을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이틀 뒤인 3월 10일에는 한 서울의대 교수의 국회발 소식이 의료계를 놀라게 했다. 김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가 범야권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확정된 것이다.
     
    김 교수는 의사수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선 의대정원을 4000명에서 5000명가량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 의료계의 반발을 샀던 인물이다. 김 교수 스스로 의사 사회에서 ‘왕따’가 된 상황이라 정치에 도전하게 됐다고 얘기할 정도였다. 그만큼 김 교수의 비례대표 확정 소식에 대한 의료계의 분노도 컸다.
     
    그 다음날 11일에는 다시 반전이 일어났다. 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이날 긴급총회를 열고 정부가 사태 해결을 위한 합리적 방안을 도출하지 않는다면 18일을 기점으로 교수들 전원이 자발적 사직서 제출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교수들이 구체적인 날짜까지 정해 사직서 제출의 집단행동을 결의한 것은 서울의대가 처음이었다. 서울의대 교수들이 선봉으로 나서면서, 추후 여타 의대 교수들도 사직서 제출을 비롯한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료계 관계자는 "서울대병원 교수 사직은 유력 정치인이나 기업인에도 직접적 영향이 있는 만큼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며 "지난 2020년 의료계 총파업 때에는 겪어보지 못한 일들이 시작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