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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억 투자한 삼성 응급실이 이런데…"

    "언제든지 갈 수 있고, 입원 수단 전락"

    기사입력시간 2015-06-26 07:18
    최종업데이트 2016-01-25 06:42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메르스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된 응급실. 전문가들은 응급실 과밀화와 거대 다인실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한의학회 김윤(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25일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가 주최한 '메르스 사태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포럼에서 응급실 과밀화 문제를 지적했다.
     
    김윤 교수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응급실 감염은 전체의 46%인 79명"이라면서 "이는 응급실에 환자들이 너무 많이, 너무 오래 머무르고 거대 다인실 방식으로 운영하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우리나라 응급환자의 평균 체류시간은 15시간, 과밀화지수 상위 20개 병원의 평균 값은 131이다.

    과밀화지수는 응급병상에 비해 응급의료환자가 많아 응급실이 과밀화되고,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정도를 측정한 지수(과밀화지수=내원환자의 재실시간 총합계/(병상수*365일*24시간)를 의미한다.
     
    대한응급의학회 이강현(연세원주의대) 이사장 역시 응급실이 감염에 취약한 요인으로 △응급실 과밀화 △체류 시간 증가 △감염방지 시설 미비 △관리통제 시스템 부재 △응급의료 전달체계 붕괴 등을 꼽았다.
     
    이강현 이사장은 "응급실이 다인실 구조일 뿐 아니라 개인 병실이 없고, 전실 음압시설이 있는 병원이 전무하다"면서 "음압시설이 부족하고, 의료인 감염보호장비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응급실 감염자를 보면 의사가 3명, 간호사가 3명, 방사선사가 1명, 안전요원이 1명이며, 25개 응급센터를 조사한 결과 195명이 격리됐고, 모병원은 전체 인력의 90%가 격리됐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누가 응급실을 지킬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본인이 원하면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곳이 응급실"이라면서 응급의료전달체계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3차 병원 응급실이 입원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고, 개인의 의사에 따라 응급실을 선택할 수 있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는 응급실 감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밀화 및 체류시간 단축 △응급실 감염방지시설 보완 △감염 감시체계 구축 △응급실 관리통제 시스템 구축 △응급의료전달체계 구축 △빠른 정보 공유 등을 꼽았다.
     

    아주대병원 김대중 교수의 폐이스북에서 인용


    특히 이강현 이사장은 "응급실 수가가 원가의 72%에 지나지 않다보니 의료기관들이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삼성서울병원은 응급실 개선을 위해 100억원을 투자했는데도 이런 상황"이라고 환기시켰다.

    삼성서울병원은 2013년 응급실 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100억원을 들여 응급실 시스템을 정비했다. 

    당시 삼성서울병원은  응급실을 새로 신축하는 등 가용 면적을 두 배 가량 넓히고, 환자별로 증세에 따라 진료구역을 세분화시킴으로써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집중도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삼성서울병원이 이처럼 막대한 투자를 했음에도 메르스 확산을 막지 못했는데 다른 의료기관의 응급실은 오죽하겠느냐는 지적이다.

    김윤 교수는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건강보험 누적흑자 12조원을 구조적으로 취약한 의료시스템을 개선하는데 사용하면 가치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