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만성 심부전 치료에 활용되는 'SGLT-2 억제제'가 당뇨병 환자의 급성 심부전의 퇴원 후 예후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신주영 교수 연구팀(1저자 현 UCL 소속 박소희 박사, 공저자 이혜성 연구교수, 정한얼 박사)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유승찬 교수 공동연구팀은 국내 당뇨병 환자 중 급성 심부전이 발생한 환자 5만6343명을 추적 관찰해 SGLT2-억제제 사용에 따른 퇴원 후 심부전 재입원률 및 심혈관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급성 심부전은 국내 연구 결과 1년 사망률이 10%가 넘는 예후가 매우 나쁜 질환 중 하나로, 예후를 개선시킬 수 있는 초기 치료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SGLT-2 억제제가 만성 심부전 치료제로 인정받으며 대한심부전학회에서 개정한 가이드라인에도 심부전 치료제로서 자리잡았지만, 급성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들에 대한 치료 효과는 아직 근거가 부족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청구자료를 활용해 국내 당뇨병 환자 중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급성심부전이 발생해 입원한 환자 3만여명을 입원 중 또는 퇴원 시 사용한 약제에 따라 SGLT2억제제 사용자군과 비사용자군으로 구분하고, 군 간 다른 요인이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성향점수 역확률 가중치 방법을 활용했다.
이후 퇴원일로부터 1년간 추적관찰해 심부전으로 인한 재입원률과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종합적·개별적으로 측정하고, 그룹 간 차이를 비교분석했다.
분석 결과, SGLT2-억제제를 처방 받은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퇴원 후 1년 이내 심부전 재입원 또는 심혈관 사망 발생 위험이 10% 낮았다. 특히 재입원 위험이 높은 퇴원 직후 30일 동안에는 26% 낮았다.
재입원 위험이 높은 퇴원 직후 예후에 더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기존의 심부전 치료제와 구별되는 SGLT2-억제제의 기전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가설이다.
기존 약제들이 대개 신경호르몬 중계물질들의 영향을 억제하는 기전이었던 것과 달리, SGLT2-억제제는 포도당 재흡수 과정을 억제해 삼투성 이뇨를 일으킨다. SGLT2-억제제는 이를 통해 장기적인 심혈관 보호 효과에 더해 울혈 및 관련 증상의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대규모 국내 의료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도출된 연구 결과가 급성심부전 환자와 의료진들의 치료 선택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면서 "다만 이번 연구가 모든 급성심부전 환자가 아닌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급성심부전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제한된 결과이기 때문에 연구 결과를 주의해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주영 교수는 "최근 다양한 적응증으로 각광받고 있는 SGLT2-억제제가 급성심부전의 치료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향후 구체적인 급성심부전 치료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당뇨 및 심혈관 분야 국제학술지카디오바스큘러 다이어베톨로지(Cardiovascular Diabet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