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이 강도 높은 경영쇄신 작업에 돌입한다.
일동제약그룹은 23일, 연구비용 효율화, 파이프라인 조기 라이선스 아웃(L/O) 추진, 품목 구조조정, 임직원 ERP 등을 포함한 쇄신안을 내부 구성원들에게 공표했다.
앞서 일동제약이 발표한 2023년 1분기 연결기준 실적에 따르면 매출액 1460억5800만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이 -148억3600만원, 당기순손실은 -108억2100만원에 달했다.
이 같은 적자난은 수년째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이 -734억8100만원이며, 지난 2021년은 -555억3500만원이었다. 당기순손실도 각각 -1421억7000만원, -1009억6800만원을 기록했다.
적자난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치료제(조코바)를 비롯 매출 대비 R&D에만 20% 가까이 투입하는 등 과감한 투자와 지출을 감행해왔다.
그러나 일동제약은 최근 금리 상승 등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에 대비하고자 대대적인 경영쇄신에 나서기로 결정하고, R&D도 대폭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무엇보다 사업구조 재정비를 통한 이익 실현과 R&D 분야의 조기 성과 창출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효율과 스피드를 높이고 라이선스 아웃을 위해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계획을 조정하기로 했다. 최근 수년간 과감한 R&D 투자를 통해 상당수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만큼, 이제는 선택과 집중에 따른 효율적인 비용 집행으로 가시적 성과를 이끌어낸다는 판단이다.
영업·마케팅 분야에 있어서는 이익 구조가 취약한 품목을 과감히 정리하고 합리적인 안전재고 운영으로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또한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의 임원 20% 이상을 감원하고, 남아있는 임원의 급여 20%를 반납하기로 합의했다.
차장 이상 간부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ERP를 가동, 금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이를 통해 조직 통합, 인원 재배치 등 합리적인 조직으로 재정비해 효율적인 자원 운영과 매출목표 달성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일동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자발적 쇄신은 재무적 리스크를 최소화 하고 비전 달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오랜 기간 과감한 R&D 투자, 일동제약 L/O 가능한 파이프라인은?
한편 일동제약은 ▲당뇨병 ▲간 질환 ▲위장관 질환 ▲안과 질환 ▲파킨슨병 등 다양한 분야에 10여 종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특히 시장 규모와 성장성, 미충족 수요의 존재 등으로 인해 잠재력이 큰 당뇨병, 지방간염과 같은 대사성 질환 분야의 경우 글로벌 임상 추진, 국내외 특허 확보 등과 같은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IDG16177’은 췌장 베타세포의 GPR40(G단백질결합수용체40)을 활성화해 인슐린 분비를 유도, 혈당을 조절하는 기전을 가진 GPR40 작용제(agonist) 계열의 신약 후보물질이다. 이는 고혈당 시에 선택적으로 인슐린을 분비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투약으로 인한 저혈당 발생 부작용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일동제약은 독일연방 의약품·의료기기 관리기관(BfArM)으로부터 ‘IDG16177’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취득, 현재 독일에서 임상 1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또 다른 2형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인 ‘ID110521156’의 경우 임상승인 신청 준비 및 임상시험용 시료 생산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 미국 등에 대한 물질 특허를 확보한 상태다. 이는 GLP-1 수용체 작용제(glucagon-like peptide-1 receptor agonist) 계열의 약물로,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를 유도해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GLP-1 호르몬의 유사체로 작용한다. 특히 GLP-1 호르몬과 동일한 기능을 갖는 저분자 화합물로서, 펩타이드와 같은 생물학적 제제 기반의 약물에 비해 구조상으로 안정적이며 혈중 반감기가 긴 것이 특징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후보물질 ‘ID119031166’ 역시 개발 진행 상황이 순조롭다. 일동제약은 "파네소이드 X 수용체(farnesoid X receptor, FXR)와 결합해 해당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FXR 작용제(agonist) 기전의 NASH 치료제 후보물질"이라며 "해당 신약 물질에 대한 권리 확보를 위해 국내 특허 등록은 물론, 해외 다수의 국가에도 특허를 출원한 상태이며, 지난해 미국 FDA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취득, 현지에서 임상 1상 시험에 착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ID120040002', 안구건조증치료제 ’ID110410395' 등의 경우 연내 임상시험 진입이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