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정부가 의대생들의 휴학을 승인하면서 2025년 1학기에는 복귀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선 장담하기 어렵다는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교육부는 29일 의대를 운영하는 40개 대학 총장들과 간담회 후 의료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휴학을 승인할 수 있도록 허가한다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선 의정 갈등 해결에 물꼬가 트이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반응이 나왔다. 실제 대한의사협회(의협)를 비롯해 휴학 승인을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전제 조건으로 걸었던 대한의학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등이 즉각 환영 입장을 냈다.
대통령실 "동맹휴학 불허·학칙상 내년 1학기 복귀 불가피"
하지만 교육부의 발표 이후 나온 대통령실의 발언이 모처럼 찾아온 해빙 모드를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교육부 발표 이후 기자들과 브리핑에서 기존처럼 동맹휴학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학칙상 학생들은 내년 1학기에는 복귀해야 한다고 했다.
동맹휴학 여부 판단과 관련해 대학에게 자율성을 주고 내년 복귀에 대해서는 확약서 등을 받는 대신 학칙을 원칙대로 적용하겠다는 것인데, 휴학은 승인토록 해주면서도 결과적으로는 동맹휴학 불허·내년 1학기 복귀라는 정부의 입장은 그대로 관철시키겠다는 것이다.
특히 대통령실이 학생들의 2025학년도 1학기 복귀를 기정사실화한 부분과 관련해 의료계에선 동의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실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3월에도 학생들이 여전히 수업을 거부할 경우 2026년 의대 모집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내년에도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저항이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3학기 이상 연속 휴학 제한 학교 10여곳 불과…정부 변화 없인 내년도 복귀 장담 못 해
대통령실이 학생들의 1학기 복귀를 자신한 것은 일부 대학이 학칙을 통해 의대생의 3학기 이상 연속 휴학을 막고 있기 때문인데, 이 역시 맹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관계자는 “3학기 이상 연속 휴학이 학칙으로 금지된 학교가 11곳인데, 나머지 학교의 학생들은 휴학을 또 해도 되는 셈”이라며 “11개 학교 학생들도 복학해서 조금 다니다가 휴학해버리면 막을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계속 이런 식으로 학생들을 몰아붙이면서 안일하게 대처한다면 사태를 해결할 수가 없다”며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돌아오게 하려면 핵심은 결국 2025년 정원”이라고 강조했다.
당사자인 학생들도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한 의대생은 학생들이 1학기에 복귀해야 할 것이라는 대통령실의 입장에 대해 “희망 사항을 얘기하는 것 같다”고 일축했다.
또 다른 의대생은 “의대생들은 정부 정책이 틀렸다는 문제 인식하에 개인적 판단으로 휴학한 것”이라며 “휴학을 승인했으니 돌아오라는 건 자신들의 실책을 은폐하려는 행동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