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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류성 식도염이 왜 완전히 낫지를 않나요? 이해가 필요한 위식도 역류질환의 유지요법

[칼럼] 윤영훈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위식도역류질환연구회 이사

기사입력시간 21-08-19 06:00
최종업데이트 21-08-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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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릴레이 칼럼 

메디게이트뉴스는 반복적인 소화기 증상을 나타내지만 객관적 검사에는 이상이 없는 '기능성 위장관 질환'에 대해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전문가들의 '릴레이 칼럼 및 희귀질환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기능성소화불량증, 과민성장증후군, 기능성변비, 위식도역류질환과 같은 기능성 위장관 질환은 흔히 발생하지만 잘 낫지 않아 환자들의 삶의 질을 매우 나쁘게 만듭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다양한 기능성 위장관 질환에 대해 환자와 의료인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질환 정보 및 최신 연구내용을 다룰 예정이오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①환자도 의사도 답답하고 괴로운 병, 기능성 위장관 질환
②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식이·생활습관 조언
③이해가 필요한 위식도역류질환의 유지요법

역류성 식도염 환자와의 대화

먼저 3차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필자의 진료실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역류성 식도염 환자와의 대화를 소개하면서 시작하고자 한다. 진료실을 찾은 60대 초반의 여자 환자가 진료의뢰서를 내밀면서 하소연을 늘어놓는다. 

“교수님, 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고 근처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낫지를 않아요. 너무 오래 낫지를 않으니까 걱정도 되고 해서 큰 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받아보려고 왔어요.”  
“네, 그러시군요. 어떤 증상이 가장 불편하신가요?”

“약을 먹지 않으면 며칠 내로 다시 가슴이 쓰리고 아프기도 하면서 신물도 넘어옵니다”
“그럼 역류성 식도염에 대한 약을 드시는 동안은 불편한 증상이 잘 조절되시는 건가요?”

“네, 맞아요. 약을 먹는 동안은 아무 불편한 증상이 없는데, 약을 끊고 한달 정도 지나면 다시 증상이 재발하는 것이 몇 년째 반복되고 있어요. 아마도 그 동안 제게 약을 처방해주신 선생님이 효과가 썩 좋지 않은 약을 주셨던 것 아닌가 싶어요.”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원래 역류성 식도염, 위식도 역류 질환은 완치가 어려운 경우가 많고, 증상이 완화되고 나서도 유지요법으로 투약을 지속하셔야 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증상이 조절될 정도로 적절한 투약을 유지하시면서 지내시면 됩니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어떤 질환? 
자료=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위식도 역류질환은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삶의 질을 저하할 정도의 불편한 증상을 유발하거나 그로 인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환’ 으로 정의된다. 과거에는 서양에서는 매우 흔한 반면 아시아에서는 환자가 많지 않은 것으로 인식돼 왔지만, 식습관의 서구화, 고령 인구와 비만 인구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인해 근래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에서도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의하면 국내 위식도 역류질환 연간 진료인원은 지난 수년간 연평균 10% 이상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8년 사이 2배가 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에도 이러한 증가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의사와 환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쓰림과 산역류이고, 그 외 비전형적인 증상으로는 쉰 목소리, 만성기침, 흉통, 목 이물감 등의 증상도 유발될 수 있다.

질환의 병인에는 위식도 접합부의 항역류장벽의 약화, 일과성 하부식도 괄약근 이완, 식도의 산 청소능력 저하, 그리고 식도의 내장 감각의 과민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증상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치료적 접근으로써 비만이나 과체중인 경우 체중감량이 도움이 되고, 눕거나 잠들기 전 늦은 식사를 회피하는 등의 생활 습관 개선도 약간의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그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일차적으로 추천되는 치료는 양성자펌프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 PPI), 또는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otassium competitive acid blocker, P-CAB) 등의 위산분비 억제제 투약이다.

초기 치료는 위식도 역류로 인한 증상을 경감시키고 역류성 식도염으로 인한 식도 미란을 치유할 목적으로 상기의 위산분비 억제제를 표준용량으로 4~8주간 투약한다. 초치료로 증상 관해에 도달하는 비율은 역류성 식도염이 동반된 경우에는 85-90%에 달하지만, 내시경 검사에서 역류성식도염이 확인되지 않는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에서는 50~60% 정도로 관해율이 높지 않다. 그 이유는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의 증상 발생에는 식도의 내장 과민성이 함께 관여하기 때문이라고 알려져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만성질환이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치료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는 투약으로 증상이 완전히 호전됐다고 하더라도 투약 중단 후 증상 재발이 매우 흔하기 때문에 많은 경우에서 장기간의 투약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는 증상이 완전히 관해된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를 6개월간 추적관찰했을 때의 증상 재발률이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에서 75%, 유증상이었던 역류성 식도염 환자에서는 90%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에서 위신분비 억제제를 통한 초기 치료 이후에 증상 재발이 이렇게 흔한 이유는 이 질환이 병태생리적으로 위산이 증가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위산을 줄여주는 치료가 증상을 완화하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병인을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열공탈장, 식도기능 이상, 식도 청소기능의 저하 등이 동반된 경우에는 특히 재발 위험성이 더 높다. 또 양성자 펌프억제제 및 위산분비 억제제로 위산 분비억제를 시켜놨다가 약제를 중단하면 반발성으로 위산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 또한 증상 재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위식도 역류질환은 약물로 증상이 관해되고 식도 미란이 치유되는 것만으로 치료가 다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일차 증상 조절 이후에도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할 수 있는 불편한 증상의 재발을 방지하고, 식도 협착 또는 바렛식도 등의 장기적인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대부분의 경우 유지요법을 고려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따라서 환자에게 치료 초기부터 만성질환이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시키지 않는다면 앞에서 소개한 환자와의 대화에서처럼 나중에 왜 증상이 자꾸 재발하냐는 엉뚱한 불평을 들을 수 있는 소지가 있는 것이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장기 유지요법 전략

위식도 역류질환 재발을 억제하기 위한 유지요법의 약제로는 초치료와 마찬가지로 양성자펌프억제제가 가장 유용하다. 히스타민수용체길항제는 양성자펌프억제제에 비해 위산분비 억제력이 부족하고 위산분비억제 작용에 빠르게 내성이 발생하기 때문에 유지요법에서의 유용성이 떨어진다. 양성자펌프억제제로 유지요법을 시행할 때는 그 용량을 재발을 억제할 수 있는 최소 용량까지 감량하는 것이 추천된다. 이는 장기간의 양성자펌프억제제투약으로 인한 잠재적인 부작용의 위험성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양성자펌프억제제의 장기 노출은 고가스트린혈증을 유발하며, 지속적인 위산 분비 감소로 위장관 감염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이 확인됐다. 이외에도 인과관계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칼슘, 비타민 B12,철분, 마그네슘의 흡수에 영향을 주어 골밀도 저하, 골절 등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기 때문에 삶의 질을 저하하지 않는 정도의 최소 용량을 찾아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양성자펌프억제제 장기복용에 따른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으로인해 환자가 불편한 역류증상으로 삶의 질 저하를 겪으면서도 투약을 자제하게 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그러므로 잦은 증상 재발을 경험하는 환자에게 인과관계가 불명확한 약제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해 과도한 경고를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생각된다. 최근 임상에 도입돼 사용하고 있는 새로운 위산분비억제제인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CAB) 역시 빠른 작용 시간과 식사와 무관한 복약시간 등의 장점으로 인해 유지요법에 유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 투약에 대한 안전성에 대해서는 아직 자료의 축적이 필요하다.

유지요법을 시행함에 있어서 위산분비억제제 복약 방식에는 지속 복용법, 간헐적 복용법, 필요시 복용법 등의 선택이 있을 수 있다. 지속복용법은 증상이 조절되는 최소 용량의 양성자펌프억제제를 매일 일정한 시간에 꾸준히 복용하는 방법이고, 간헐적 복용법은 증상이 재발하면 1-4주정도씩 투약을 유지했다가 다시 중단하는 것을 반복하는 방식이며, 필요시 복용법은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증상에 따라 투약간격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상기 복용법 중에서 간헐적 복용법은 미란성 식도염의 재발 방지 측면에서 유용성이 낮아 임상에서 많이 사용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지속 복용법은 역류성 식도염이 심하거나(LA-C 또는 D 등급)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의 증상 재발이 너무 빈번한 경우에 추천된다. 반면에 필요시 복용법은 경증의 역류성식도염(LA-A 또는 B)이나증상의 재발이 빈번하지 않은 비미란성 역류질환 환자에서 상당히 유용하다. 필요시 복용법은 특히 비미란성 역류질환 환자에서 위약에 비해 장기적 증상 조절에 우월하다. 보통 증상이 재발하면 복약을 시작하고 증상이 48~72시간 이상 느껴지지 않을 때 다시 복약을 중단하는데, 비용-효과적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LA-A나 B 등급의 경증 역류성식도염은 추후 중증 역류성식도염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식도 미란의 치유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증상을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유지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의 2, 3차 의료기관 소화기내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을 때 역류성 식도염의 유지요법으로는 지속복용법을, 비미란성역류질환에서는 필요시 복용법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 이상 지속적인 양성저펌프억제제투약이 필요한 환자나, 위산분비억제제 투여로 증상이 조절되기는 하지만 약효가 충분하지 않은 환자들 중의 일부에서는 항역류 수술이나 내시경적 괄약근 고주파 치료도 시도되고 있다. 수술적 또는 내시경적 치료는 장기적으로 위산분비억제제 투약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비전형적 증상이 주증상인 환자나 위산분비억제제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았던 환자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이다. 그러므로 치료를 시행하기 전에 비정상적 위산역류 여부를 24시간 식도 산도검사를 통해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