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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화 고려없는 의료 '빅데이터'...연구만을 위한 연구에 그치는 한계 극복해야

    비즈니스모델·웰니스·웰케어·디지털 헬스케어 데이터 보완 필요...데이터 투명성·IT트렌드 반영도 중요

    기사입력시간 2021-08-26 08:29
    최종업데이트 2021-08-26 10:01

    사진=강남메이저의원 김경철 원장(EDCG 연구소장)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기존 헬스케어 관련 빅데이터 사업들이 막대한 돈을 들이고도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려가 부재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규모 양질의 데이터를 임상에 활용하기 위해선 산업화 과정이 필연적임에도 이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장애물이 돼 왔다는 것이다.

    25일 온라인으로 열린 ‘웰케어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세미나’에 참석한 강남메이저의원 김경철 원장(EDCG 연구소장)은 “기존 빅데이터는 연구만을 위한 연구에 쓰이는 데 그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웰케어란 기존 헬스케어 산업인 제약바이오, 뷰티,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ICT 등과의 융합을 통해 각종 질병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일상의 '웰빙'을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융합 산업을 말한다

    빅데이터, 연구만을 위한 연구에 쓰이는데 그치는 한계 극복해야 

    김경철 원장이 연구만을 위한 빅데이터의 대표적 예로 든 것은 지난 2001년 당시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이 시작한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이다. 

    한국인에게 흔한 만성질환 위험요인을 규명해 맞춤·예방의학 구현을 지원코자 시작한 이 사업은 일반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참여자를 모집해 약 23만5000명의 대규모 코호트를 구축했다. 

    건강 및 생활 습관 관련 설문조사와 검진 수행은 물론 혈액, 소변, DNA 등을 수집했으며, 새로운 질병 발생과 생활 습관 변화에 대한 추적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장기간 대규모로 축적된 KoGES 데이터는 수많은 연구 논문이 쓰여지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데이터의 상업적 활용이 불가능해 관련 기업들에겐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였다.

    김 원장은 “상업적 활용이란 용어에 대해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들이 많다. 하지만 새로운 의료기기나 기술이 들어오면 산업화되지 않고 어떻게 임상에 도입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KoGES같이 좋은 데이터가 있는데도 대부분의 회사들이 이런 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한 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며 “국가가 수천억원을 썼는데도 정작 환자를 위해 쓸 수 있는 것이 전무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웰니스·웰케어 산업 빅데이터와 디지털헬스케어·라이프로그 데이터가 부재한다는 점 역시 기존 국가 빅데이터의 한계로 꼽혔다.

    이에 김 원장은 산업자원통상부의 ‘웰케어 산업 특화 인공지능 기술 지원 플랫폼 구축사업’ 임상 수행을 통해 기존의 코호트에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AI 기반 개인 맞춤형 웰케어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 및 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한 이번 사업에서 강남메이저의원은 올해 9월부터 내년 8월까지 20~80세 남녀 1200명의 데이터를 수집하게 된다.

    김 원장은 “최초의 대규모 웰니스 코호트란 점에 더해 논문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위한 것이란 점에서 기존 코호트와 크게 차별화 된다”며 “그런 점에서 동의서가 중요한데 비식별화된다는 전제 하에 연구, 임상, 산업적 활용에 대한 동의서를 받는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디지털헬스케어 데이터, 라이프로그 데이터 역시 수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존 코호트는 참여하는 사람들이 약간의 보상을 받고 검체를 기증하는 식인데 이번 사업에서는 웰니스 코호트를 기반으로 통합적 진료 및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이런 경험을 통해 추상적 비즈니스모델이 아닌 실제 환자들이 나아지고 솔루션을 통해 개선되는 경험들을 공유하려 한다”고 말했다.
     
    사진=국립암센터 차효성 박사, 미소정보기술 김희천 박사

    플랫폼 설계시 데이터 투명성·IT 트렌드 중요...중소병원 DW 구축·신종 감염병 대응도 화두

    국립암센터에서 암 특화 데이터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차효성 박사는 플랫폼 설계 시 데이터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IT 기술의 트렌드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 박사는 "대중은 구축된 데이터의 투명성을 요구한다. 데이터가 얼마나 잘 공개가 되고 있고, 어떻게 수집이 되고 있는지를 잘 설명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IT 기술적 측면에선 트렌드에 얼마나 잘 맞춰나가고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대중들의 데이터와 디지털화에 대한 혁신적인 이해를 엿볼 수 있다"며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한 두 시간 뒤에 전자 증명서 등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런 데이터들을 확인하고 컨트롤하려는 경향이 늘고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 고민하며 플랫폼을 디자인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소정보기술의 김희천 박사는 1~2차 병원들에서 DW(Data Warehouse) 구축, 향후 신종 감염병 대응을 위한 시스템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소개했다.

    김 박사는 "상급 병원들은 관련사업들도 많고 이미 DW 구축을 잘 하고 있는 반면 1~2차병원은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중소병원들도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우리 회사에서 만든 CDW의 가벼운 버전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다양한 신종 감염병들을 모니터링하고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며 "소셜 데이터부터 질병청 데이터까지 감염병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수집·실시간 분석해 지도상에서 확산지수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