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2020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계약(수가협상) 일정이 2일(오늘)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과 7개 의약단체장의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 닻을 올린다.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은 2020년도 수가협상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밝히며 '인내와 설득'의 자세로 수가협상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수가협상단장을 맡은 전라남도의사회 이필수 회장은 지난달 3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저임금이 인상되고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여전히 수가는 낮아 의료계의 어려움이 두 배가 됐다"며 "회원들의 절박한 심정을 대변해 인내심을 가지고 정부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려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수가협상에 대한의사협회가 참여하는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다만 수가협상을 위한 수가협상단이 구성돼 지난해 12월부터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이 3년여에 걸쳐 29% 정도 올랐다. 수가인상률은 2년여에 걸쳐 복리로 따졌을 때 약 6% 가량 올랐다. 최저임금이 수가 인상의 5배가 오른 셈이다"고 했다.
이 회장은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에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며 "이 통계를 바탕으로 근거를 가지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이야기할 예정이다.
그는 "설문 결과, 회원들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전체적으로 직원들 임금이 오른다며 최저임금 문제가 한계에 도달해 진료시간을 줄이겠다고 답변하는 이들이 많았다"며 "그런데 진료시간을 줄이다 보면, 청구액이 줄게 되고 그러면 의원급 의료기관은 더욱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뿐이 아니다. 건강보험보장성 강화정책으로 상급의료기관 쏠림 현상이 심화돼 개원가 사정이 아주 좋지 않다.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경기도 좋지 않아 전체 환자 수도 감소했다"며 "의료계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지난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을 발표할 때 수가 정상화를 언급했다. 보장성 강화정책 등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방향대로 다 이뤘다. 한 번쯤은 의료계의 절박한 목소리 들어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까지는 말만 수가협상이지 정부가 미리 정해놓은 수가를 거부하면 패널티를 주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해 왔다. 이제는 공급자를 배려해야 하고 수가협상을 할 때 공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지난해 수가협상에서 2.7%를 받았다. 많은 회원분들이 아쉬워했고 정부에 대한 분노도 가지고 있다"면서 "수가협상 자리가 공급자에게 불리한 구조지만 0.1%가 가지는 의미가 큰 만큼 수가협상단은 마지막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수가협상을 임하는 우리의 자세는 '인내와 설득'이다"며 "의료계가 겪는 어려움에 대해 정부를 충분히 설득하고 건보공단도 이해시키려고 노력하겠다.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중간에 뛰쳐나오는 일 없이 인내심을 가지고 설득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