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울대와 서울대학병원이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놓고 적극적으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질타를 받았다.
비 필수의료로 빠져나가는 인력 유출을 막는 게 더 중요하다는 서울대병원장의 목소리에도 의사단체의 의대 증원 반대는 '수익'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함이라며 여야 모두 서울대학교가 앞장서서 의료 인력 확충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24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위원들이 서울대학교 유홍림 총장과 서울대병원 김영태 원장을 향해 의대 증원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국회, 의사단체의 의대 증원 반대 '비판'…김영태 원장 "필수의료에 의사 배치 인센티브 고려"
먼저 국민의힘 이태규 의원은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에게 의대 증원에 대한 의견과 증원 규모를 물었다.
김 원장은 "의대 정원 확대에 공감하지만, 의료체계의 위기는 정원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의료 혁신 방안의 하나로 의대 정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본다. 의대 정원을 확대할 필요는 있지만 비필수의료로 빠져나가는 인원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증원 규모는 연구 기관에 따라 다르게 나오기 때문에 과학적인 의료인력 수요에 대한 분석이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대한의사협회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이유가 의사 규모를 소수로 유지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의사 소득은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2025년부터 의대 정원이 늘어도 새로 전문의가 배출되는 2036년까지는 현재 의사의 소득이 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의대 정원을 당장 4500명으로 늘려도 OECD 의사 소득 평균에 가까이 가려면 2070년은 돼야 한다. 그러니 의대 정원을 아무리 늘려도 현재 의대생과 현 의사들의 수익 구조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손해 볼 게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라며 "지금 의사들의 여건이나 기득권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는데 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발언했다.
이어 이 의원은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립대병원이 의대 정원 확대에 선제적으로 나서 의료계의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의협이 입장을 밝히기 전에 국립대병워이 보다 책임의식을 갖고 국민 건강과 생명을 책임있게 챙기려는 측면에서 의대 정원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같은 지적에 김 원장은 의대 증원에 대해 찬성한다면서도 의사들이 '수익'과 '기득권 유지' 때문에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비필수 과목으로 의사들이 유출되는 것을 그냥 둔 상태에서 의사인력을 충원하게 되면 더 많은 인원이 비필수 과목으로 갈 수 있어 상당히 어렵다. 의사 정원의 적정 규모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의원도 "서울의대 정원이 135명이다. 2006년 이후 동결돼 있다. 충북대는 49명인데 150명 수준을 원하고 있고, 제주대는 40명인데 100명 수준을 원하고 있다. 두 대학만 해도 약 160명 정도가 필요하다"며 "그런데 정부는 구체적인 숫자는 내놓지 않고 있다"며 언론 플레이라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산부인과 확보를 위해 공공의대나 지역의사제도 필요한데 이 것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도 질책했다.
유홍림 서울대학교 총장을 향해서도 "의대 정원이 늘면 재수생이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며 "초등학교때부터 의대 입시 준비가 이미 시작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안을 만들지 못하면 N수생의 무한 양상, 대학 위축이 불 보듯 뻔하다. 그어 대한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이 문제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을 정부가 국립대 총장, 병원장, 여야 대표들과 만나 내 놓아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같은 당 안민석 의원도 의대 증원으로 인한 의대 쏠림 현상에 대해 우려했다.
이에 대해 유 총장은 "현재의 의대 쏠림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정부와 국회가 함께 로드맵과 지원책을 짜서 그런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나아가 의대 증원에 대해 "의료인력 증원은 앞으로 의사 수급을 고려한 인력 양성의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필수의료에 의사인력이 배치될 수 있도록 하는 인센티브가 구조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며 "의사과학자 양성체계도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국립대병원 복지부 이관에 '긍정적'…"충분한 투자로 지역 거점병원으로 역할 기대"
국립대병원의 보건복지부 이관에 대해서는 김영태 원장을 비롯해 각 국립대병원도 반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원장은 "국립대병원이 앞으로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인력이라든지 장비에 대한 보안이 굉장히 필요하다. 실제로 능력 있는 의료진들이 국립대병원에 남을 수 있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교수 증원 등이 필요하다. 그 외에도 연구개발 의사과학자로서 국립대학병원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지원대책은 필수의료 인력에 대한 확실한 권한과 투자가 포함됐기 때문에 각 현장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서울대병원도 역량을 총동원해 국립대병원의 네트워크를 잘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원장은 "앞으로 10개 국립대병원에 투자가 잘 되고, 그 투자로 인력을 잘 양성하면 국립대병원이 지역의 거점병원으로 우리 나라 전체 국민 건강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