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치료에 렘데시비르의 긴급사용승인 조치를 내렸다. 우리나라는 과연 언제쯤 렘데시비르를 사용할 수 있을까.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FDA의 정식 사용승인은 아니고 긴급사용승인으로 코로나19가 의심되거나 확진된 환자 중에서도 중증의 환자에 한정됐다. 산소포화도가 94% 이하이면서 산소를 흡입하거나 또는 기계적 호흡, 에크모 등 중증 환자인 성인과 아동에 대한 치료로 국한됐다”고 밝혔다.
FDA는 1일(현지시간)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FDA는 렘데시비르에 대한 안전성과 효과에 관해 알려진 정보가 제한적이지만 효능은 보장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NIAID)는 4월 29일(현지시간)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 초기 임상시험 결과 발표를 통해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환자의 회복 속도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31% 빨랐다고 발표했다. 렘데시비르를 쓴 환자군은 회복에 평균 11일 걸렸고, 쓰지 않은 환자는 15일 걸렸으며, 둘 사이의 차이인 4일은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권 부본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미국을 제외하고도 9개 나라가 지금 임상시험에 참여를 하고 있고, 약 67개 장소와 기관에서 임상시험이 현재 이뤄지고 있다”라며 “국내에서도 3건(길리어드 2, 연구자 임상 1)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라고 했다.
권 부본부장은 “일단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긴밀히 협의와 협조를 하고 있다. 약사법 제85조의2에 특례수입 조항이 있기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관계부처장의 요청에 따라 품목허가나 품목신고가 되지 않은 의약품에 대해서도 제조를 하게 하거나, 또 수입자로 하여금 수입하게 하는 행위 등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내에서도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고 중앙임상위원회 등 전문가들 중의 일부가 임상시험에 참여하거나 참여하고 있는 기관에 소속돼있다”라고 덧붙였다.
권 부본부장은 “방역당국은 관계당국과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조하면서 전문가들과 논의해 관련된 렘데시비르의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정리를 하겠다. 국내에도 유사시 특례수입 절차의 빠른 진행 등에 대해서 충분히 지금 대비하고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영역이기 때문에 일부 사망률과 관련해서는 통계학적인 유의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렘데시비르가 권위 있는 미국의 FDA 기관에서 최초로 긴급사용승인을 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방역당국도 인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