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체외진단기업의 코스닥 상장이 급증한 것에 비해 올해는 메타버스와 같은 IT 업종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바이오 기업의 상장이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윤성원 과장이 2일 온라인으로 열린 i-CON 바이오 산업전망 세미나에서 '코스닥 코넥스시장 상장 동향'에 대해 발표했다.
윤 과장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상장기업은 총 103사, 스팩을 제외한 상장기업은 84개사로 2002년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바이오기업이 많이 사용하는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상장한 기업은 총 25사로 제도가 도입된 2005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윤 과장은 "올해도 전년 수준 이상의 신규 상장이 예상된다"면서 "올해 기술특례를 통해 상장된 기업은 10월 기준 26사로 이미 전년 수준을 뛰어넘어 기술특례가 많이 활성화돼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020년까지 기술특례제도를 이용해 상장한 112사 중 바이오기업은 84사로 전체의 75%를 차지한다. 바이오 기업은 신약 개발, 체외진단, 의료기기 순으로 많이 상장했으며, 지난해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체외진단기업의 상장이 크게 증가했다.
윤 과장은 "올해는 체외진단기업 등 바이오기업의 상장이 주춤한 모습이나 상장 기준 변화나 코스닥 시장의 기조 변화에 의한 것은 아니다"면서 "최근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IT 업종의 관심이 증가하고, 코로나19 이후 각광받는 산업이 흥행을 많이 하고 있어 바이오 기업이 주춤하지 않나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기업계속성 관련 많은 기업들이 궁금해하는 상장심사사례도 소개했다.
예를들어 A청구회사는 주력 파이프라인이 임상결과 발생한 부작용으로 인한 안전성 우려, 임상효과 미약 등으로 국내에서 허가를 받지 못했다. 기타 파이프라인은 전임상단계로 현시점에서 사업성 여부를 평가하기 어려웠지만, 경쟁사가 이미 1상을 진행하고 있어 사업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됐다.
B청구회사는 주력제품의 국내 시장 규모가 제한적이고 규모가 큰 미국에서는 사업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였고 미국에서는 특허가 없어 사업화 가능여부도 불확실했다. 기타 파이프라인은 시장규모는 크지만 대체 치료제가 다수 출시돼 있어 시장경쟁력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됐다.
윤 과장은 "시장 규모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개발하는 파이프라인이 파이프라인이 블록버스터가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밸류에이션을 책정하게 된다. 시장 전체를 다 장악해도 매출이 얼마 되지 않는다면 심사 과정에서 이슈화가 될 수 있다"면서 "핫하게 연구되는 분야일수록 원천특허를 가지고 있는지 등이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청구회사가 가진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이 모두 전임상단계거나 그 이전인 초기 개발단계라면 임상진행 또는 기술이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검증 기간이 필요할 수 있다.
윤 과장은 "상장을 하기 위한 임상 단계는 정해져 있지 않지만 1상 단계라면 객관적인 데이터가 적기 때문에 추가 입증 부담은 있을 수 있다"면서 "어떤 기업은 1상인데 왜 상장이 되고 어떤 기업은 2상인데 왜 상장이 안되는가라는 질문을 많이 한다. 특정 임상 단계라 상장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심사를 통과할 수 있다. 특정 이슈로 인해 심사결과가 달라진다기 보다 종합적인 평가가 이뤄진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이전의 경우 전체 규모도 중요할 수 있지만 선급금이 얼마인지, 상대방이 어디인지에 대한 것들이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심사 과정에서 시리즈 A, B, C 규모나 벤처캐피탈(VC) 투자는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윤 과장은 "모든 바이오 기업이 파이프라인에 대한 자신감과 계획을 가지고 있으나 그것이 실현 가능한지의 문제가 가장 크다"면서 "바이오 기업에서 상장은 중간과정의 하나일뿐 연구를 위해 상장하는 것이지 상장하기 위해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잘 생각해야 한다. 이는 심사과정에서 알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생각하는지에 대한 전략을 심사자료에 담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