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일반인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소비자직접의뢰(Direct-to-Consumer) 유전자 검사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질병과 관련된 항목에 관심이 가장 많았고, 검사 결과가 부정적일 경우 추가 검진을 위해 의료기관을 방문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 비율도 80%가 넘었다.
연세대 의료법윤리학연구원 인간유전체 ELSI(Ethical, Legal, and Social Implicaitons) 센터 김수민 연구원은 16일 연세대 보건대학원에서 진행된 '제18차 Genomics ELSI Forum'에서 DTC 유전자 검사에 대한 인식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설문조사(연구책임자 연세의대 김소윤 교수)는 DTC 유전자 검사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인식과 태도를 알아보기 위해 10월 2~11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3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 가운데 3.7%는 DTC 유전자 검사를 받아본 경험이 있었고, DTC 유전자 검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 사람은 37%인 것으로 나타났다. DTC 유전자 검사를 알게 된 경로로는 TV가 가장 많이 꼽혔고, 인터넷, 신문 등 순이었다.
현재 국내 DTC 유전자 검사를 통해 검사 받을 수 있는 항목 가운데 검사 받고 싶은 항목으로는 콜레스테롤이나 혈압, 혈당 등 건강이나 질병 예방과 관련된 것이 많았고 피부노화와 탈모에도 관심이 높았다. 반면 비타민C농도나 카페인대사를 선택한 비율은 낮았다.
응답자 가운데는 DTC 유전자 검사를 받고 싶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도 있었는데, 주관식 질문에서 그 이유로 주로 ▲불안함 ▲이미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있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음 등을 꼽았다.
응답자 대부분(92%)은 검사 결과에 대한 전문가의 해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해석을 제공할 전문가 유형으로는 의사와 분석을 직접 수행한 연구자를 압도적으로 많이 지목했다. 만약 DTC 유전자 검사 결과가 부정적일 경우 추가 검진을 위해 의료기관을 방문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도 85%였다.
현재 DTC 유전자 검사가 가능한 12개 항목 외 검사받고 싶은 항목으로는 질병 가능성 확인이 가장 많았고, 호기심이나 오락 목적은 다소 낮았다.
토론자로 참석한 테라젠이텍스 김경철 부사장은 "DTC 유전자 검사는 의료진의 도움을 받지 않는 서비스인데, 의료진의 도움을 받고 싶어하는 응답률이 높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결과는 기존 해외 조사결과와 차이가 있다"면서 "이는 DTC 본질과 모순되는 결과지만, 우리나라 특유의 소비문화와 높은 의료 접근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또한 검사받고 싶은 항목으로 질병 관련 항목이 많은 것에 대해 "설문조사 결과가 병원을 가는 대신에 비용을 추가하고 질병 항목을 보고싶다는 마음을 반영하는 실제 수요인지 또는 일반 소비자들이 유전체 검사와 의사를 통하지 않는 DTC 검사 서비스를 구분하고 응답한 것인지 등이 명확하지 않다"면서 "결과가 오도되지 않도록 깊이있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사장은 "응답자 가운데 3.7%가 DTC 유전자 검사를 받은 경험이 있다는 것은 실제 산업계 현황을 봤을 때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면서 "향후 DTC 검사를 경험했던 사람들에게 검사 후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만족도는 어떠한지 등을 조사한다면 더 많은 의미를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향후 조사결과의 상관관계 등을 상세하게 분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