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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 "정부가 국민 생명 담보로 '러시안룰렛'…공은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정부여당 갈등 조절 실패, 일부 정치인은 표 위해 의사악마화 프레임에 치중…ILO 서신으로 정부의 대국민 사기극 드러나

    기사입력시간 2024-03-29 12:46
    최종업데이트 2024-03-29 12:59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제42대 회장 당선인.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제42대 회장 당선인이 29일 의대정원 2000명을 증원하겠다는 정부에 대해 "국민 생명을 담보로 러시안 룰렛을 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전공의 노동권 침해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개입하겠다'고 보낸 서신과 관련해서도 그는 "정부의 대국민 사기극이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임현택 당선인은 이날 오전 11시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진행된 회장 당선인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그동안 전공의들에 대해 면허정지하겠다고 한 것과 달리 처분을 유예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다만 부족하다. 기본적으로 갈등이 있을때 다시 대화를 하려면 사과의 진실성이 담보돼야 한다"며 "사과가 먼저 있어야 대화할 수 있다. 현재 공은 정부여당 측에 넘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임 당선인은 "정부여당 기조는 아직도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양보하지 못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이는 국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정부가 러시안 룰렛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가장 먼저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살펴야 하는 정부와 갈등을 조절해야 할 여당이 그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보람과 긍지를 갖고 일하는 의사들을 일터에서 내보냈다. 그 과정에서 온갖 창피와 모욕을 주면서 의사들을 잡범 취급했다"며 "상황을 이 지경까지 몰아간 것은 정부의 일방적 잘못이다. 전 세계 최고 의료접근성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 더 이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치에만 집착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적어도 한 번의 기회줘야 한다고 본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보좌진이 현장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이 사태를 초래했다"며 "대통령 탄핵 등 헌정 질서가 중단되는 것은 국가에 불행한 사태다. 이를 바라진 않는다. 하지만 국민 여론 자체가 이 사태가 계속 방치된다면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사태의 당사자는 의대생과 전공의들이다. 즉 사태를 마무리하는 것도 이들의 의견이 반영될 것"이라며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의대정원 증원을 원치 않고 있고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에 대해서도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내 입장도 해당 두 가지 조건의 완전 폐기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사직 전공의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개입하겠다고 전한 서신에 대해서 그는 '정부의 대국민 사기극이 드디어 밝혀졌다'는 평가를 했다. 

    임현택 당선인은 "정부가 국민들을 상대로 명백한 거짓말을 했다. 한국 노동부는 전공의 업무개시명령이 강제 노동 협약 침해가 아니고 예외조항이라는 입장이지만 예외조치는 굉장히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ILO 입장"이라며 "국가 기관이 이 사실을 알면서도 편집해서 국민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것은 대국민 사기극이고 이런 입장을 내도록 한 결정권자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일부 정치인 낙선운동과 관련해선 "그동안 의사들이 주장한 것은 별 것이 없다.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정치와 연관시켜 표를 얻기 위해 의사를 도둠놈, 사기꾼, 부도덕한 존재, 이기주의로 프레임을 씌우는 정치인들이 존재한다"며 "이런 행위가 지속되면 이런 정치인들에 대해서 의사들이 진료현장에서 만나는 환자들에게 진실을 설명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임현택 당선인으로 인해 현 의협 비대위원회 구성도 대폭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구성과 향후 회무 추진과 관련해 임 당선인과 김택우 위원장은 27일 회동을 가졌다. 

    임 당선인은 "현재 비대위는 회장 선거 출마자들이 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다. 선거가 끝났고 조직 재정비에 대한 요구가 있고 각 후보들도 본인 의사로 물러나겠다는 입장 표명을 했다. 이번에 16개 시도의사회장들도 대거 바뀌었기 때문에 시도의사회장들이 많이 참여하는 형태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