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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사사건에서 진료기록의 증명력과 작성 시 유의사항

    [지평과 함께 하는 법률칼럼]⑥ 위계관 법무법인 지평 파트너변호사

    기사입력시간 2026-07-09 15:04
    최종업데이트 2026-07-09 15:0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의료기관에서 작성되는 진료기록은 단순히 환자의 치료 경과를 기록하는 문서에 그치지 않는다. 형사사건에서는 상해의 존재와 치료 경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핵심 증거로 활용되며, 폭행ㆍ상해ㆍ의료사고 사건에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다만 진료기록이 언제나 상해나 인과관계를 직접 증명하는 것은 아니며, 작성 시기와 경위, 내용의 객관성 등에 따라 증명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이다.

    진료기록의 가장 큰 특징은 사건 발생 직후 의료진이 통상적인 진료 과정에서 작성한다는 점이다. 응급실 기록, 초진기록, 간호기록, 신체검사 결과, 영상검사 소견 등은 사후적인 기억 왜곡이나 이해관계가 개입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객관성이 높게 평가된다. 특히 최초 진료기록은 사건 직후 환자의 상태를 가장 충실하게 반영하는 자료로서, 이후 작성되는 상해진단서 역시 이러한 의무기록을 기초로 작성되는 경우가 많아 형사절차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대법원도 상해진단서와 의무기록 사본 등이 피해자의 진술과 상해 부위 및 정도가 서로 부합하고, 작성ㆍ발급 경위에 특별한 의심 사정이 없다면 피해자 진술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가 되며,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그 증명력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도12728 판결).

    그러나 진료기록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상해가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환자의 주관적인 통증 호소에만 의존하여 진단이 이루어졌거나, 사건 발생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진단서가 발급된 경우에는 그 증명력을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진단 시기와 사건 발생 시점의 근접성, 발급 경위, 기왕증과의 관계, 치료 경과 및 객관적 검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며, 단순히 진단서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상해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도15018 판결, 대법원 2025. 12. 4. 선고 2025도11886 판결).

    진료기록은 증명력뿐 아니라 증거능력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업무상 계속적ㆍ정기적으로 작성되는 진료일지와 같은 문서는 형사소송법 제315조 제2호의 업무상 통상문서에 해당할 수 있으며, 업무의 정규성, 작성의 즉시성, 기계성, 사후 검증 가능성 등이 인정되면 높은 신용성이 보장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5. 7. 16. 선고 2015도2625 전원합의체 판결). 즉 의료기관이 통상적인 진료 과정에서 작성한 기록일수록 법정에서도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증거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판례는 의료진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진료기록은 향후 민사소송은 물론 형사절차에서도 그대로 증거로 활용될 수 있으므로, 환자의 진술과 의료진이 직접 확인한 객관적 소견을 명확히 구분하여 기재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상 경위는 환자의 진술임을 분명히 표시하고, 신체검사 결과와 영상검사 소견, 치료 내용은 객관적인 사실에 기초하여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진료기록은 가능한 진료 직후 작성하고, 불가피하게 수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수정 경위와 시점을 명확히 남겨야 한다. 충실하게 작성된 진료기록은 환자의 적절한 치료를 위한 의료기록일 뿐 아니라, 분쟁이 발생했을 때 의료진과 환자 모두를 보호하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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