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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정부 1년, 지역의료·의사증원 성과 내세워…의료계 반발 넘을 실행력은 과제

    소아·응급 인프라 확대도 제시했지만 의료계 “인력·보상 없는 지정 확대 한계”

    기사입력시간 2026-06-03 09:25
    최종업데이트 2026-06-03 09:49

    사진=청와대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이재명 정부가 출범 1주년을 맞아 보건의료 분야 성과를 공개했다.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의료전달체계 개편, 지역·필수·공공의료 법제화, 의사인력 확충, 소아·응급 인프라 확대, 간병·비급여 부담 완화 등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상당수 과제는 법 제정, 계획 수립, 시범사업 또는 시행 전 단계에 머물러 있어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보건의료 1년 성과는 완성된 개혁이라기보다 향후 보건의료 정책 방향을 가늠할 출발점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지역필수의료법과 지역의사제, 의대정원 증원 등은 전 정부에서도 추진됐지만 의료계 반발과 실행 설계 문제로 정착에 어려움을 겪었던 과제로, 향후 정부가 의료계 반발을 조정하면서 법·제도 기반을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정책으로 안착시킬 수 있는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국민주권정부 123대 국정과제 추진실적’을 통해 보건의료 분야 성과를 제시했다. 복지부는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체계 전환, 지역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 일차의료 기반 건강·돌봄 강화, 국민 의료비 부담 완화 등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우선 건강보험 재정 분야에서는 2026년 건강보험 국고지원 예산을 12조7000억원으로 확정하고,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의료전달체계와 관련해서는 전국 175개소 포괄 2차 종합병원을 선정하고, 29개 종합병원·병원을 필수특화 분야 24시간 진료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수가·지불제도 개편도 성과에 포함됐다. 복지부는 저평가된 필수의료 수가 인상을 위한 상대가치 상시 조정 추진 방향을 마련했고, 공공정책 목적 달성을 위한 공공정책수가·급여 근거를 담은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지역필수의료법·특별회계 성과라지만…실제 투입은 2027년부터

    지역·필수·공공의료 분야에서 정부가 가장 앞세운 성과는 지역필수의료법 제정이다. 복지부는 지역필수의료법 제정을 통해 지역완결적 필수의료체계의 법·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역필수의료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필수의료를 책임지고 개선하도록 법적 의무를 명확히 하고, 2027년부터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지역 필수의료에 안정적이고 집중적인 투자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이를 지역의료 회복의 실질 성과로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별회계는 2027년부터 신설될 예정이고, 실제 재원이 어느 지역과 어떤 필수의료 분야에 어떤 기준으로 배분될지는 아직 구체화 과정이 남아 있다.

    지역의료 격차 해소는 단순히 재원 통로를 만드는 것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지역 병원의 인력 확보, 응급·중증 진료 역량, 배후 진료체계,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 완화 등이 함께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불가항력 분만사고 보상한도를 기존 최대 3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하고,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을 통해 의료사고 설명 의무를 법제화한 점도 성과로 제시했다. 필수의료 분야 종사자를 대상으로 고액배상보험료를 지원한 점도 포함됐다.

    다만 필수의료 현장에서는 여전히 형사처벌 부담, 고위험 진료 기피, 낮은 보상, 인력 이탈 문제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법 제정과 일부 보상 확대가 실제 필수의료 인력 유지와 지역 진료역량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과제로 남겨져 있다.

    지역의사제·의대증원 재시동…의료계 반발 넘는 게 관건

    의사인력 분야에서는 의대정원 증원과 지역의사제,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기반 마련이 핵심 성과로 제시됐다.

    복지부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사인력 양성규모안을 심의·의결해 2027년부터 5년간 의대정원을 연평균 668명 증원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의대의 신규 증원 인력은 지역의사로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역의사법 제정과 2027학년도 지역의사선발전형 도입 준비, 국립의전원법 제정을 통해 지역·공공의료 인력 양성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전공의법 개정을 통해 연속 수련시간 상한 단축, 임산부 보호 강화 등 수련환경 개선도 추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사인력 증원과 지역의사제는 전 정부에서도 강하게 추진됐지만 의료계 반발로 갈등이 커졌던 대표 과제다. 단순히 정원을 늘리고 지역의사 선발전형을 도입한다고 해서 지역 필수의료 인력난이 곧바로 해소되는 구조도 아직은 아니다.

    의료계는 지역의사제가 정착하려면 지역에서 수련받고 일할 수 있는 병원 역량, 근무 여건, 보상체계, 주거·교육 등 생활 기반, 의무복무 이후 이탈 방지 장치가 함께 설계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에 의사를 배치하는 것만으로는 지역 필수의료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의료계 반발도 변수다. 의사인력 증원은 의료계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인 만큼, 정부가 정책 추진 과정에서 현장과 얼마나 협의하고 갈등을 관리하는지가 제도 안착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국립대병원 복지부 이관…지역 거점화는 아직 과제

    공공의료 분야에서는 국립대병원 소관 부처를 교육부에서 복지부로 이관한 점이 주요 성과로 제시됐다. 정부는 국립대병원을 지역 환자가 믿고 찾을 수 있는 최고병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국립대병원 시설·장비 인프라, AI 전환, 연구개발 지원을 확대하고, 지방의료원 인센티브와 인프라 지원도 강화했다고 밝혔다.

    국립대병원 소관 부처 이관은 지역 공공의료 컨트롤타워를 정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소관 부처 변경만으로 국립대병원이 곧바로 지역 중증·응급·필수의료 거점으로 기능하는 것은 아니다.

    의료계는 전공의 공백 이후 국립대병원의 진료역량 회복, 전문의 중심 운영체계 전환, 지역 2차 병원과의 협력, 응급·중환자 진료역량 확보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국립대병원 육성의 성과는 지역 환자가 수도권으로 이동하지 않아도 되는 진료체계가 실제 구축됐는지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지난 2월 응급의료이송체계 시범사업 브리핑 (사진=보건복지부)


    소아·응급 인프라 확대했지만…“운영할 인력과 보상체계가 핵심”

    복지부는 소아·응급의료 인프라 확충도 성과로 내세웠다.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12개소에서 14개소로 늘리고, 야간 소아 진료를 위한 달빛어린이병원을 115개소에서 148개소로 확대했다. 지역모자의료센터 15개소를 지원하고 심뇌혈관질환센터도 추가 지정했다.

    응급실 미수용 문제 해소를 위해 광주·전북·전남에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추진한 점도 포함됐다. 정부는 향후 권역응급의료센터를 현재 44개소에서 60여개소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소아·응급의료는 새 정부가 당장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로 떠오른 분야다. 다만 의료계는 정부의 접근이 여전히 기관 지정과 지원사업 확대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소아청소년과와 응급의학과 인력난, 야간·휴일 근무 부담, 저보상 구조, 의료사고 부담이 해결되지 않으면 지정기관 수 확대가 실제 진료 접근성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문을 연 기관이 늘어도 이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의료진이 부족하면 현장 체감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응급환자 미수용 문제는 병상 숫자뿐 아니라 배후 진료과 전문의, 중환자실, 수술 가능 여부, 병원 간 책임 조정체계가 복합적으로 얽힌 문제다. 이송체계 시범사업이 실제 미수용 감소와 치료 지연 개선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성과 평가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진료·간병 급여화도 성과로 제시…국민 체감은 앞으로

    일차의료와 의료비 부담 완화 분야에서도 정부는 여러 성과를 제시했다.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을 2026년 하반기부터 시행하고,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참여기관을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비대면진료는 법제화를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 코로나19 이후 시범사업으로 운영되던 비대면진료에 법적 근거를 마련했고, 비대면진료와 약 배송을 허용하는 의료법을 2026년 12월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비대면진료 역시 아직 시행 전 단계다. 의료 질과 안전성, 약 배송 관리, 플랫폼 책임성, 대면진료 원칙과의 관계 등 핵심 쟁점은 시행 이후 검증될 문제다. 법적 근거 마련을 곧바로 의료 접근성 개선 성과로 평가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간병비 부담 완화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의료중심 요양병원 혁신 및 간병 급여화 추진방향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시행은 2027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6년 하반기까지 추진계획을 확정하겠다는 단계다.

    국민 입장에서는 아직 간병비 부담이 실제로 줄어든 것은 아니다. 간병 급여화가 체감 성과가 되려면 본인부담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간병 인력을 어떻게 확보할지, 요양병원 기능 재정립과 어떻게 연결할지에 대한 구체적 설계가 필요하다.

    비급여 관리 역시 관리급여 제도 도입 근거와 가격공개 개편을 성과로 제시했지만, 도수치료 등 과잉 우려 항목을 둘러싼 이해관계 충돌은 앞으로 본격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