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상황에서 위드코로나(with covid19) 주장은 아직 시기상조다. 이상주의자들이 현장을 모르고 하는 소리에 불과하다."
지금은 위드코로나 등 방역 기준 완화에 신경 쓸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코로나19 임상 지침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백신 2차 접종률 10%대, 코로나 공존은 아직 먼 얘기”
가천대길병원 엄중식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이 충분치 않은 우리나라 상황에서 벌써 코로나 공존과 방역완화 등을 거론하기엔 성급한 것으로 평가했다.
가장 큰 이유는 낮은 백신 접종률이다. 위드코로나를 선언한 영국과 싱가포르 같은 경우 백신 접종률이 70%에 육박하지만 우리나라는 1차 접종 31.7%, 2차 접종이 12.9%에 그친다.
이런 상황에서 방역완화를 주장하는 것만으로도 또 다른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엄 교수의 견해다.
그는 "(위드코로나 주장은) 백신 접종이 좀 더 진행된 뒤 주장해도 늦지 않는 얘기다. 4차유행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벌써 이런 얘기를 꺼내면 또 문제가 된다"며 "이번 유행도 접종률을 생각지 않고 방역완화를 얘기하다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위드코로나는 입으로 주장만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가 준비를 하고 시스템과 체계가 변해야 되는 것"이라며 "준비는 하나도 안 된 상태에서 방역 완화를 주장하다보면 우리도 영국처럼 재차 대규모 확산의 우려가 높다. 일부 현장을 모르는 이상주의자들이 현장을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전했다.
의사 임상소견 무시한 퇴원 기준으로 코로나 병상 회전 안돼
위드코로나 대신 현재 가장 먼저 개선돼야 하는 방역 조치로 엄 교수는 코로나19 환자의 퇴원 기준을 꼽았다.
퇴원에 대한 임상 기준이 틀에 맞춰져 있다 보니 증상이 없고 전파 가능성이 없는 환자들도 퇴원하지 못하고 병상을 차지하고 있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한다는 것이다.
현재 검사실 기준으로 PCR 검사가 음성이거나 무증상이고 입원일로부터 10일이 지나면 퇴원이 가능하다.
엄 교수는 "입원 환자들을 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늦게 발견돼 이미 입원 당시 임상결과의 후반기에 해당하는 이들이 많다"며 "이런 환자들은 3~4일 입원이면 충분한데 서류 상 퇴원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입원 날짜가 부족해 퇴원이 불가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대의 경우도 있다. 임상 의사의 판단에 따라 추가 입원이 필요하지만 임상 기준 때문에 퇴원하겠다는 환자를 붙잡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며 "너무 지침에 매몰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미 우리나라 코로나19 전담병원 의사들의 경험이 많이 쌓여 그 정도 임상적 판단은 충분히 할 수 있으니 환자 퇴원은 임상 의사들에게 맡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입원이 필요없는 코로나19 환자들의 퇴원이 지체되면서 일선 병실의 회전율도 늦어지고 있다.
엄 교수는 "정상적인 병실 운영이 안 되다 보니 일선 의사들이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며 "보통 입원 5일~6일 정도가 지나면 증상이 없어지고 전파력도 없는데 격리실에 계속 입원해야 하니 환자도 의사도 스트레스가 많다. 이런 분들은 의사의 판단하에 일정 정도 퇴원 후 자가격리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