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연 인턴기자 경상의대 예2]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의학 교육에도 점차 변화의 바람이 점차 불어오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눈부신 속도로 발전한 과학 기술이 불어일으킨 이 혁명은 사회 전반에서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의학 교육도 현 상황에 발맞춰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즉, 기존의 학교에서 행해지는 의학 교육만으로는 우리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의사가 되기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럼 과연 어떤 교육들이 더 추가되면 좋을까.
첫 번째, 의사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영역을 강화하는 '인문학 교육'이 필요하다. 아무리 의료 인공지능이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이 기술을 사용하는 환자도, 이 기술을 활용하는 의사도 결국 고유한 감정과 생각을 지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를 진작부터 간파하고 미술 교육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한 예일대 의대의 경우를 살펴보자. 이 수업에서 의대생들은 미술 작품을 관찰하고 그룹별로 토론한 후 작품 속 내려티브에 대해 학습했다. 그 결과 학생들이 임상에서 환자들의 세부 사항을 파악하는 관찰 능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밝혀졌다. 팀원들과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의사소통 기술도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례는 기존의 교육 방법에 시사점이 크다. 의사는 사람을 대하는 직업으로서 사람을 대하는 기본적인 자세를 잘 갖춰야 하는데, 기존 교육 방법으로 이를 달성하기에는 한계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학생들의 교재에 의사소통 방법을 기술한다고 해서 실제 소통 능력이 키워지지는 않는다. 오지선다형 시험문제를 통해서 이를 평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예술과 같은 인문학 분야를 의대 교육과 연관지어 인간 의사만의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의대생들이 학교 밖으로 나가 주변 사회에 있는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는 형태의 교육이 필요하다. 학교 교육을 통해 의대생들이 직접 학교 밖의 세상과 마주하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여기에는 봉사가 가장 그 목적에 부합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의사들에 대해서 갖는 부정적인 편견이 바로 의사들은 폐쇄적이라는 것이다. 긴 시간 동안 의사·의대생 집단 내에서만 머무르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가 줄어들어 자연스레 타인을 이해하는 폭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런 편견을 가지게 된 것이다.
봉사정신은 의대 교육목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안이다. 하지만 사실상 의대에서는 기초의학, 임상의학적 지식을 가르치는 데에만 치중해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봉사활동은 대부분 개인적 차원에서 진행하며, 학생들이 개인적 차원으로 참여한다 하더라도 대부분 그 목적이 봉사시간 달성에 있다는 아쉬움이 계속돼 왔다.
앞으론 모든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봉사에 참여하고, 봉사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이 학교 차원에서 이뤄지기를 바란다. 세상을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고 타인을 이해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