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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대생·전공의들의 연구 참여 지원해 의사과학자 길 열어줘야"

    [의대생 인턴기자의 생각] 의사과학자 양성이 임상과 기초 연계, 바이오 산업 활성화 지름길

    기사입력시간 2022-01-15 09:41
    최종업데이트 2022-01-25 10:52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류지연 인턴기자 차의대 의학전문대학원 본1] 본래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을 설립한 취지는 ‘다양한 전공을 살리는 의사과학자(MD-PhD) 양성’이 한 축으로 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졸업생 대다수가 임상의사를 선택하면서 의전원들은 하나 둘 의과대학으로 회귀했다. 이공계 우수인력 유출, 학생의 고령화, 학비 증가 등이 문제가 되면서 현재 차의대만이 유일한 의전원으로 남아 있다.
     
    우수한 인재들이 의대로 유출되는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정부는 이들을 회수할 방안에는 정작 제대로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현재 의대로의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영재고나 과학고 출신들이 의대·치대·한의대·약대 등에 진학할 경우 불이익을 주고 있다. 이들이 의약학을 배워 세계적인 연구를 이끌 수도 있을 텐데, 일률적으로 이들의 의대 진학을 막는 것이 과연 좋은 정책일까 싶다.
     
    주변에 보면 바쁜 본과 생활 중에도 연구에 진지하게 열정을 가지고 연구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동기들이 많다. 하지만 막상 의사과학자, MD-PhD를 희망해도 양성 체계의 미흡함, 시간 부족 등으로 중도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먼저 상대평가 제도 하에서는 연구에 대한 흥미와 열정이 있어도 학기 중에 연구를 병행하기 어렵다. 대학병원 대부분이 인턴 선발 기준에 학점을 포함시키고 있기 때문에 학점 관리를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학기 중에 지속적으로 하는 연구가 아닌, 방학에 잠깐하는 단발성 연구 실습으로는 학생들의 연구력을 높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또한 MD-PhD를 선택하면 학업 기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학비나 대출상환 등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경제적 유인책 마련과 전공 선택 우선권 부여 등의 명백한 혜택이 없다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MD-PhD를 선택하기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 남학생은 전문연구요원 복무의 불확실성까지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2020년 기준으로 바이오산업의 생산(38.2%) 및 수출(53.1%)는 역대 최대로 증가했다. 또한 국내 바이오산업 연구개발비는 의약 분야를 중심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의사과학자는 임상과 기초를 연결해 실제 적용까지 빠르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바이오 산업을 리드할 수 있다. 따라서 의사과학자 양성은 국가 전략적으로 높은 투자 가치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의사과학자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해 미래 바이오 산업을 이끌 주역이 되기 위해서는 의과대학생 시절부터 전주기적 지원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의과대학생 연구 지원→연구 전공의 지원→연구역량 강화 지원→연구 정착 지원 →창업 지원’의 흐름으로 이들이 중도에 의사과학자의 길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들이 개발한 치료법과 약제를 실제 환자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이때 성과를 바이오 산업과 연계시켜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다.
     
    제대로 된 의사과학자의 양성 없이 임상 의사, 기초연구, 바이오 산업을 따로따로 육성시키는 방식의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 개발된 치료법과 치료제가 전세계로 수출되고, 의학 교과서에 국내 의사과학자의 이름이 실리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