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는 2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사무소에서 제1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재택의료 활성화를 위한 왕진 및 가정간호 내실화 추진방안’을 보고했다. 하지만 이날 건정심에서 사업을 확정하진 않고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위원들의 지적에 따라 차기에 재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진 1회당 11만6200원 적용 검토...왕진 정당한 거부 사유 마련
지난해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을 통해 거동이 불편한 사람에 대한 방문진료를 적용하는 ‘방문요양급여’의 근거가 마련된 이후 복지부는 일차의료 왕진 수가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복지부는 의사 왕진에 대한 가산 수가를 시범적으로 우선 마련해 거동이 불편한 국민을 찾아가 진료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복지부가 건정심에 보고할 ‘재택의료 활성화를 위한 왕진 및 가정간호 내실화 추진방안’에 따르면 시범사업은 왕진을 제공하려는 의원을 대상으로 하되, 왕진 가능 의사가 1인 이상 있어야 참여가 가능하다. 또한 환자 거주지로의 이동거리, 의사의 진료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환자와 의사가 협의해 제공 범위를 결정할 수 있다.
왕진 대상자는 기존 왕진료 산정기준과 동일한 대상자를 원칙으로 한다. 다만, 진료사고 방지와 의료인 안전을 위해 최초 초진은 의원을 내원해 진료를 받았던 환자를 대상으로 시범수가 산정이 가능하다.
거동이 불편하지 않은 사람도 환자나 환자 보호자가 요청하는 경우 왕진을 실시할 수 있으나 왕진료 시범수가 전액을 환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예외도 뒀다.
왕진료의 경우 환자 진찰료, 왕진에 따른 이동시간과 기회비용 등을 보상하기 위해 왕진 1회당 11만6200원을 적용하도록 했다. 약 10km 이동에 대한 교통비를 방문료에 포함하되 이동거리에 따른 별도 가감은 없으며 진료 행위별 별도 수가 청구가 가능하다.
또한, 불필요한 왕진을 방지하고 의원의 외래 진료 시간이 감소해 환자가 불편을 겪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사 1인당 주당 최대 21명까지만 왕진료 시범 수가 산정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현행 왕진료와 동일하게 촉탁의 또는 협약의료 기관 의사가 진료하는 노인복지시설 등에서는 왕진료 산정이 불가하다. 복지부는 시범사업의 왕진 행태를 분석해 동일 건물의 다수 환자에게 왕진을 했을 때 수가를 차등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특히 연령·시간에 따른 별도 가산을 적용하지 않고 향후 모니터링을 통해 서비스 제공 현황을 검토, 가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환자는 왕진료 시범 수가의 30%를 부담하게 된다.
다만, 의료인이 부득이한 경우 왕진을 거부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 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복지부가 제시한 ‘왕진 요청에 대한 거부 사유’ 예시에는 △ 환자 상태가 의료기관 방문이 필요하다고 의사가 판단하는 경우 △의료기관의 시설·인력이 부족한 경우 △외래·다른 진료 일정으로 왕진이 불가능한 경우 △전문지식 또는 경험이 부족해 환자에게 왕진을 할 수 없는 경우 △다른 의료인이 실시한 의료행위를 정확히 알지 못해 왕진이 어려운 경우 등이 포함된다.
이외에 의약품 처방 관련, 의과 의원 외에 시범사업 적용 여부 등의 쟁점 사항이 제시됐다. 복지부는 “현행 의료법 허용 범위 내에서 보호자가 의료기관에 내원해 처방전을 수령하거나 전자적 방식으로 처방전 교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우선 의과 의원을 중심으로 왕진 시범사업을 추진해 사업 진행 상황을 검토하고 한의과·치과 등 확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약 1000개 의원이 참여해 기관당 연 600회 왕진을 실시했을 때 연간 진료비 697억원, 보험 재정 488억원이 예상된다”며 “향후 지나치게 많은 왕진이 실시되는 경우 제공 실태를 파악해 횟수 제한 등 보완을 추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가정간호 방문료·간호사 1인당 1일 방문가능횟수 조정
복지부는 중증재가환자에 대한 내실있는 가정간호를 위해 간호사 1인당 1일 방문가능횟수를 7회 이하로 조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가정간호 방문료의 경우 연령·시간에 대한 가산(30~50%)를 현행 방문료에 직접 반영하고 만1세 미만 소아에 대한 가정간호는 20% 가산 유지를 검토 중이다. 또한, 환자가 전액을 본인부담하고 있는 교통비(8000~9000원)를 가정간호 기본방문료에 직접 반영해 내실있는 수가 보상을 강화할 방침이다.
요양시설 등 사회복지시설에서 가정간호를 제공하는 경우 일반 재가 환자 가정간호료의 50%만 산정할 예정이다.
특히 방문환경·위험도, 환자 상태 등을 고려해 가정간호사 2인이 방문할 경우 가정간호료 50% 가산 적용을 논의하고 있다.
복지부는 “(가정간호) 횟수 조정, 시설수가 차등으로 연간 보험재정의 약 13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향후 복지부는 재택의료 관련 수가 개선, 사업별로 상이한 방문의료 수가 체계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2021년부터는 의사 방문진료, 가정간호 등의 기존 고시 규정을 보완하고 관련 시범사업을 평가해 방문요양급여 장(章) 신설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