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가장 기대를 모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COVID-19)치료제인 렘데시비르가 잇따른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효과 입증에 실패했다는 보고와 더불어 부작용 사례까지 알려진 것이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가 남성 생식 기능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보도의 근거는 중국 선전 산부인과·아동건강관리병원과 선전 제2인민병원 연구다. 연구는 수컷 생쥐 28마리에 렘데시비르를 주사했더니 정자 수와 정자 운동성이 하향 추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아직 동료평가(peer review)를 거치지 않은 상태로 지난 23일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 (Cold Spring Harbor Laboratory)가 운영하는 생물학 사전 인쇄 웹 사이트에 게재됐다.
앞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임상시험에서도 렘데시비르 부작용이 보고됐다. 미국 CDC 코로나19 대응팀 클레어 미드글레이(Claire M Midgley)가 메드아카이브(medRxiv)를 통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환자 3명 모두에게서 메스꺼움, 구토, 위 마비, 직장 출혈을 포함한 일시적 위장관 증상 등 부작용이 보고됐다.
특히 연구는 렘데시비르에 의한 간 손상 증상도 소개했는데 환자 3명 모두 간 손상을 의미하는 아미노트랜스퍼라제(ALT) 상승이 발생했다.
렘데시비르는 치료 효과에 있어서도 논란을 겪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BBC 등 언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렘데시비르 중국 임상시험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공개 당시 동료평가(peer review)를 거치지 않은 상태로 게재 후 곧 삭제됐다. (관련기사=렘데시비르 코로나19 효과 입증 실패, 임상시험 보고서 나와)
보고서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 상태를 개선시키거나 혈액에서 바이러스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 158명에게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다음 대조군 79명과 증상 개선 여부를 비교지만 유의미한 효과가 없었고 오히려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에 국내 방역당국도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지난 25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 효과가 입증된 코로나19 치료제는 없다"면서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백신 조기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앞서 18일에도 “렘데시비르와 관련한 연구가 계속해서 발표되고 있다"며 "렘데시비르 등 임상시험은 전문가들의 영역이다. 임상시험의 종류에 따라 무작위 대조시험(RCT)인지 아닌지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한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서 검토를 할 수 있도록 충분한 결과가 나오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