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노조는 어제(27일), 인제대학교 백중앙의료원 측이 수련규칙을 무단으로 변경해 계약서에 서명을 강요하고, 임금을 체불한 건에 대해 노동청,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진정을 접수했다.
사유는 근로기준법 제94조(규칙의 작성, 변경 절차) 위반, 부당한 수당 삭감으로 인한 임금 체불, 보직자들이 전공의들에게 해고 등 협박을 동원해 수련규칙 변경에 대한 동의를 강요한 데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부당노동행위 등이다.
28일 전공의노조에 따르면, 백병원 전공의들은 기존에도 통상시급 축소 산정으로 인한 임금체불, 휴게시간 미보장, 수당·근로복지 등 타 직종과의 차별 등, 부당한 처우에 놓여 있었다. 여기에 3월 신입 전공의 입사 이후, 임금 정상화는커녕 임금 하락을 동반하는 수련규칙 변경이 억지로 추진되면서, 교섭을 앞두고 병원 측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고 전했다.
백중앙의료원은 2026년 상반기 전공의 모집 이후, 3월 10일에 최초로 부산백병원에서 전공의 대상 설명회를 열어 취업(수련)규칙과 임금체계 변경에 대해 설명했고, 이후 각 병원에서 설명회를 이어가며, 수련규칙이 3월 1일에 변경되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전공의노조는 3월 1일 변경은 거짓이고, 의료원 측이 전공의들을 의도적으로 속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전공의노조 법규부장 김기홍 노무사는 “백중앙의료원은 시급제로 전환을 시도하면서 수당 삭감 등으로 임금을 줄이려고 하는데, 불이익 변경에 소속 전공의들과 전공의노조가 동의하지 않을 것을 우려해, 마치 3월 1일 이전에 절차를 밟아 변경해 놓은 것처럼 속이고, 전공의들에게 개별적으로 동의를 받아내려고 하는 것”이라며, “특히, 3월 1일에 입사한 신입 전공의들에게 기존보다 임금을 적게 주는 것이 목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백중앙의료원 산하 4개 병원 전공의들은 3월과 4월에 그전보다 1백만원 가량 줄어든 임금을 받았다. 의료원 측이 3월 1일에 변경됐다고 주장하는 수련규칙을 일방적으로 적용한 것이다.
전공의노조는 3월 10일 최초 설명회 이전에 백중앙의료원 측에서 아무런 접촉이 없었고, 소속 전공의들에게도 설명하거나 알린 바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3월1일 입사한 백병원의 신규 전공의들은 근로조건에 대한 사전 설명과 근로계약서 작성 없이 근로를 시작했는데, 의료원 측은 근로계약서 미작성의 책임이 의료원에 있음에도 오히려 이를 이용하여 수련규칙(임금체계) 변경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전공의노조는 지난 3월 25일 교섭을 요구하며, 일방적인 임금 삭감을 중단하고, 수련규칙과 임금체계 변경에 대해서는 교섭에서 논의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개별 병원에서는 보직자를 앞세워 전공의를 겁박하고, 신입 전공의들에게 계약서 서명을 강요하는 일이 계속되었다.
해운대백병원에서는 지난주 목요일(23일) 신입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또다시 설명회가 열렸다. 원장, 부원장 등, 경영진이 총출동한 자리에서 병원 측은 '배상보험 가입하려면 계약서가 필요하다', ‘(전공의)여러분을 보호하기 위해 계약서를 작성해달라’라는 식으로 불안감을 조성하며, 임의 변경한 수련규칙에 의한 계약서에 서명을 종용했다.
오늘 접수한 진정은 이에 대한 대응이라는 설명이다. 노조는 그동안 교섭을 염두에 두고 부당노동행위 중단 등을 정중하게 요청해왔으나, 지속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심지어 인턴들을 해고한다는 등, 전공의들에 대한 협박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공의노조 해운대백병원 유명한 지부장은 “통상임금 판결로 사실상 체불임금이 발생하자 이를 무마하려는 것인데, 불법 취업규칙을 무리하게 합법으로 둔갑시키려다 보니 거짓말과 강요를 멈추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렇게 전공의들을 보호하고 싶다면, 기존 취업규칙에 의한 계약서를 제안하면 된다”, “그러면 아무도 사인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