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11일 '대한민국 의료 바로 세우기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예고한 가운데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반응은 여느 때보다 싸늘하다. 대다수 국민들은 대리수술 등으로 의료계 신뢰가 추락했는데도 의협이 수술실 CCTV 설치를 반대하고 오진 의사 구속 판결을 부당하다고 호소하는 점이 공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7일 가족이 암환자라고 밝힌 김모(28)씨는 "사실 보호자로서 믿고 의지할 곳은 의사들 밖에 없다"며 "하지만 병원에서 평범한 사람은 알아듣지 못하는 의학용어로만 설명하는 의사들을 보면 공감능력이 떨어져 보인다. 여기서부터 의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고 밝혔다.
김씨는 "의사들이 자기 시간을 포기하면서까지 환자를 돌보며 고생하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생명을 살리고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실수를 이해하고 봐줘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의사들이 집회를 하는 이유가 평소 해왔던 실수가 들통날까봐 무서워 그러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개발자 김모(41)씨는 "의사가 신이 아닌 이상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두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아이와 아이 부모를 생각하게 된다. 마음이 아프다"며 "대리 수술 논란도 엊그제 일이다. 집회를 할 게 아니라 어쨌든 잘못 진료했으면 인정하고 사과를 하는 게 도리다"고 말했다.
의협 집회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온라인에서 더 냉소적이다. 이번 집회에 대해 의협의 행보를 기득권 세력의 집단 이기주의라고 비난하는 목소리와 의사와 병원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한 누리꾼(heym****)은 "한번도 아니고 네번이나 오진을 해서 8살 아이가 죽었다면 적어도 책임지는 자세는 보여야한다"며 "의사도 기득권층이라고 서로 싸고 도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누리꾼 kayw****인 네티즌은 "자동차 운전도 부주의 과실로 사람 다치게 하면 처벌 받는다. 부주의 과실로 사람이 죽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의사면 다 무죄라는 것이냐"며 "의사가 의료과실치사의 원인인지 아닌지 법리나 논리로 따질 생각을 해야지 집회하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고 말했다.
누리꾼 tjda****은 "실력 미달로 사람이 죽어도 책임이 없어서 자꾸 의료기기 영업사원보고 수술 해달라고 하는 것이냐"며 "차라리 방어진료가 백 번 낫다"고 말했다.
누리꾼 es00****는 "의사집단은 영업사원에게 대리수술 시키고 수술실에 CCTV 설치를 반대한다. 윤리의식이라고 눈곱만큼도 느껴지지 않고 자기 밥그릇만 챙긴다. 이번 기회에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성남 어린이 오진 사망 사고로 사망한 환자가 사망 당시 8세였던 만큼 지역별 맘카페에서 반응은 의료계에 대한 불신과 걱정으로 가득했다.
대전의 한 맘카페 회원은 "사람이 죽었다. 의사이기전에 본인들도 자식키우는부모일텐데 의사 집회는 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일산의 한 맘카페 회원은 "화가 난다. 이러니까 조금만 아파도 대학병원 응급실 부터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게 좋은 게 아닌데 의사들이 너무 신뢰가 안 간다"고 말했다. 다른 회원은 "전문가가 아닌 이상 부모로선 여러 병원을 방문해 봐야 할 것 같다"며 "닥터쇼핑이니 병원쇼핑이라고 환자들을 비난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의료사고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한국의 의료 환경을 돌아봐야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누리꾼 codo****는 "아이 데리고 병원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소아과는 아이들 하루에 100명, 한 달이면 2000명, 일 년이면 2만4000명을 진료한다. 그 중 한 번이라도 놓치면 의료사고가 발생한다"며 "그런데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은 기형적이어서 병원이 그렇게 진료를 많이 하지 않으면 문 닫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누리꾼 nake****는 "세상에 100% 확진하는 의사는 없다. 엑스레이 한장 보고 어떻게 확진을 할 수 있겠나. MRI나 CT 찍자고 하면 과잉진료 운운하며 의사를 비난한다. 이번엔 추가로 안 찍었다고 비난한다"며 "판결 잘못한 판사도 구속 돼야하고 정책 잘못펴서 서민 생활고 겪게 하는 정치인과 공무원도 구속시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