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의료이용량이 둔화됐음에도 질병상해보험 등 실손보험 이용량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보험연구원 이슈분석 리포트 9월호에 따르면 국내 의료이용량은 2020년부터 2021년 코로나19 1~4차 유행기간 동안 증가율이 둔화됐다가 유행 이후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1차 유행과 3차 유행 때 의료이용량은 각각 약 -5%, -2%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2021년 말 의료이용량은 2019년 말에 비해 12.3% 증가에 그쳤으나 동기간 질병상해보험 발생손해액은 22.2% 증가했다. 이는 동기간 전국 교통량과 자동차 발생손해액이 각각 3.9%, 3.3% 증가한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구체적으로 자동차보험 발생손해액은 2020년 0.6% 증가에 그친 후 2021년에도 2.7%로 낮은 수준의 증가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자동차 운행량이 감소한 현상과 일치한다.
반면 질병상해보험의 경우 2020년과 2021년 발생손해액 증가율이 각각 10.5%, 10.6%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반적인 의료이용량 증가세 감소와는 상이한 모습을 보였다.
2020년과 2021년 상장 손해보험회사들의 실적 분석 보고서를 봐도 보험사들은 보험영업 수익 개선 요인으로 자동차 사고 감소 및 보험료 인상 효과에 따른 손해율 하락을 언급했다. 반면 질병상해보험은 오히려 손해율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료이용 중 사적보험으로 보장되는 부분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후 이연소비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연소비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것을 말한다.
보험연구원 김세중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월별 질병상해보험 발생손해액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미뤄왔던 의료이용이 보험의 보장을 받는 의료이용 중심으로 크게 증가하면서 코로나19 유행 시기의 발생손해액 감소폭을 모두 상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연구위원은 "질병상해보험 발생손해액 증가는 의료이용량 증가폭에 비해서도 높게 나타난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미뤘던 의료이용 중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시 보험으로 보상이 되는 부분을 중심으로 의료이용이 증가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