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현역 대비 긴 복무기간 등으로 공중보건의사, 군의관 대신 현역병을 택하는 의대생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이대로 놔두면 다 (공보의, 군의관으로) 안 와 버릴 것”이라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22일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 참석한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 박재일 회장은 “현재 의대생들은 현역병과 공보의를 놓고 고민하지 않는다. 현역병을 언제 갈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공보의 수급이 위기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공보의는 과거 800명대에서 현재 92명까지 줄었고, 앞으로도 회복은 요원하다”며 “복무기간 단축 법안들이 발의돼 있긴 하지만(통과되지 않고 있고), 현역병은 처우가 개선되는 동안 (공보의 처우와 관련한) 농어촌의료법은 60년간 방치됐다”고 했다.
이어 “현역병도 복무기간 36개월로 똑같이 시작했는데 절반까지 줄어드는 동안 공보의, 군의관은 한 번도 줄어들지 않았다. 현역병에 비해 오나전히 열등한 대체복무 제도가 돼버렸다”며 “여론 문제 등으로 (복무기간 단축 법안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데 국가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실제로 검토해 봐야 할 부분”이라며 “현역병과 공보의, 군의관으로 복무하는 것의 편익을 비교해 봤을 때 과거에는 공보의, 군의관이 압도적으로 낫다고 판단했던 시대가 있었던 거 같은데 지금은 속된 말로 ‘미쳤나’하는 상황이 된 거 같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몇 년 전만 해도 현역병으로 가는 경우가 희귀했는데, 일반 사병의 복무기간과 복무 여건이 개선되면서 최근 몇 년 사이에 (분위기가) 확 바뀌어 버린 것 같다”며 “이 문제를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개선 방안을 실제로 마련해야 할 것 같다. 이 상태로 놔두면 다 안 와버리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김용범 정책실장 역시 “국방부에서도 알고 있고, 복무기간이 짧은 현역으로 대신 가는 비율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지금 이대로는 군의관 확보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라고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한성존 회장은 젊은 의사들이 의료정책에 참여할 수 있는 창구를 더 넓혀줄 것을 요청했다.
한 회장은 이 대통령이 최근 정부의 의료개혁에 대한 전공의들의 반응을 묻자 “대통령께서 조용한 개혁이라 표현했지만 현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개혁 방향에 대한 동의라기보다는 포기”라며 “현장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로서 걱정이 된다”고 했다.
이어 “결국 가장 중요한 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 당사자인 젊은 의사들과 함께 논의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것”이라며 “청년 의사들이 거버넌스나 위원회에 참여하는 구조가 보장돼 있지 않은데, 미래의 당사자들이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미래를 함께 설계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