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인사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가 정회됐다. 최근 벌어진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미국 뉴욕의 한 행사장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난 뒤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 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여기에 오늘(27일) 대통령실은 해당 발언을 공개한 것이 한미 동맹을 폄훼하고 전문가 분석 결과 '바이든'이라는 워딩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비속어 논란에 대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자 복지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런 상황에선 인사청문회를 할 수없다는 입장까지 냈다. 국회의원과 국회에 대한 모욕을 듣고도 사과없이 청문회를 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복지위 야당 간사인 강훈식 의원은 "민주당 이XX이라는 말을 듣고도 사과나 해명, 유감 표명도 듣지 못하고 이렇게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진행하고 국회 승인을 받으려고 하는 게 맞느냐"며 "그런 욕설을 들어가며 오늘 청문회를 하는 것이 맞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원이 의원도 "장관 후보자의 실력을 검증하고 싶은데 상황이 녹록치 않다. 사고는 일어날 수 있으나 사고가 일어났을 때 진실을 바탕으로 사과하고 반성하며 재발을 방지해야 함에도 대통령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거짓해명으로 혹세무민하려 한다. 이 문제는 진영간 정쟁으로 돌파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문회 보다 이번 사건의 책임자에 대한 문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참담한 심경이다.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이XX이라고 생각하고 비난하고 모욕을 줬다. 그러나 오히려 특정 언론을 탄압하면서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국민 신뢰가 무너졌다"며 "음성파일을 들으면 국민들은 다 안다. 왜곡을 멈춰달라. 이런 상태에서 청문회를 하는 것이 맞는지 자괴감이 든다. 담당자 문책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 측은 복지부 장관 공백이 오래된 상태라는 점에서 오늘 청문회가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복지위 여당 간사인 강기윤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지적이 일부분 일리가 있다. 다만 4~5개월 동안 복지부 장관 자리가 공석이었다. 국민이 고통받고 있다. 오늘 청문회를 통해 장관을 세워야 하는 것이 국회가 할 일"이라며 "엠바고 상태에서 사적으로 한 얘기가 국익과 관련없이 워딩도 정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왜 나갔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도 "오늘 청문회가 파행으로 가는 것은 곤란하다. 정확한 워딩이 확인되기 전에 자막까지 입혀서 공개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위중한 때에 불필요한 오해로 인해 우리 모두 에너지를 너무 낭비하고 있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 소리 전문가들에 의하면 잡음을 없애면 (자막처럼) 그렇게 들리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결국 청문회가 진행되기도 전에 대통령 비속어 논란으로 인해 여야 의원들의 고성까지 이어졌고 전체회의가 정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