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장기 사용이 치매와 연관성 있다는 연구를 반박하는 새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JAMA Neurology에 PPI를 복용하는 환자는 치매로 발전할 위험이 44% 높다는 독일 건강보험 가입자 데이터 분석 결과가 나왔고, 앞서 2013년 PloS One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동물 실험 결과 PPI 제제인 란소프라졸이 아밀로이드 베타 생성을 늘린다고 보고해 PPI와 치매 간 연관성에 관한 잠재적인 메커니즘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Gastroenterology에 간호사 건강 연구(Nurses' Health Study II) 자료를 분석한 결과 PPI 사용이 인지 감소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과 관련이 없었다는 하버드의대 Paul Lochhead 교수팀 논문이 게재됐다.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소화기내과 수련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는 공동저자 Andrew T. Chan 교수는 "소화기내과 의사가 환자에게 PPI 제제를 처방할 때 흔히 생각하는 의문 중 하나가 안전성"이라면서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장기 치료에도 효과가 높은 치료제가 필요한 환자에게 안심하고 처방할 수 있다는 것을 재확인해줬다"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간호사 건강 연구는 30년 가까이 미국 간호사 10만 명 이상을 추적 관찰한 대규모 국가 대표 연구로 이번 논문에서는 그중 1만 3864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대상자는 인지 기능 검사를 완료한 50~70세였다.
분석 결과 PPI 장기 사용은 정신운동 속도와 주의력 검사에서 아주 약간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궤양 및 관련 증상 치료에 쓰는 히스타민 H2 수용체 사용을 보정하자 차이가 매우 근소했다.
이는 지난해 발표된 연구와 완전히 반대되는 결과인데 이에 대해 연구팀은 독일 연구에서 교육 수준이나 다른 건강 관련 특징에서 나타나는 차이를 혼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치매는 오진하기 쉽고 PPI 제제도 빈번하게 부적절한 처방이 이뤄지기도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연구팀은 "의료기관을 자주 찾는 고령자가 PPI 처방을 받거나 치매 진단을 받을 위험이 높다"면서 "이러한 편향은 다제 투여 또는 동반 질환을 보정하더라도 완전히 완화되지 않는다"고 기술했다. 다만 이 연구에도 제한적인 요소가 있어 다른 관찰 연구 결과에서 이를 다시 뒷받침해준다면 더욱 설득력을 얻을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