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내년부터 의대정원 2000명이 확대될 예정인 가운데,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이 의료계의 의학교육 질 저하 우려를 일축했다. 의대정원 2000명을 늘리더라도 학생들을 가르칠 의대 교수 수는 충분히 많다고도 했다.
복지부 박민수 차관은 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갑작스런 대규모 증원으로 인한 의학 교육 질 저하 우려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의학 교육 현장에선 지금도 기초의학 교수, 교육 시설∙자재 부족 등을 호소하고 있는데, 복지부는 당장 내년부터 2000명을 증원하더라도 없다고 교육 질 저하는 없다고 단언한 것이다.
박 차관은 “교수가 부족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오는데, 지난해 말에 각 학교로부터 (의대증원) 희망 수요를 받았고 전문가들과 실제 수용 가능 여부에 대한 검증을 다 마쳤다”며 “현재 교원과 시설 기준으로 봤을 때 교육의 질 저하 없이 수행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대는 입학하면 2년의 예과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2년이란 시간도 있다. 그 사이에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보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현재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 평가 인증을 하는데, 이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교육의 질을 관리해 나가겠다”며 “필요하면 정부가 의대 교육과 관련한 재정 투자도 할 계획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박 차관의 주장은 실제 현장의 목소리와는 괴리가 크다.
대한의학회는 6일 입장문을 통해 “기초의학은 물론 임상의학 교수도 부족한 의대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증원은 교육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들의 졸업 후 수련 대책 등 증원에 따른 부작용 역시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으며, 이는 전공의 교육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의대생 대표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강기범 전 비대위원장 역시 지난해 말 국회 토론회에서 “일부 의대는 강의실이 좁아서 유급자가 많은 학년 학생들은 자리를 잡지 못하면 수업도 못 듣는 실정”이라며 열악한 교육 현실을 전한 바 있다.
특히 박민수 차관의 교수가 충분히 많다는 주장과 달리 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필수의료 패키지에는 기초∙임상 교수 확충이 주요 내용으로 포함돼 있다.
한편, 박 차관은 증원으로 학생들의 수준이 낮아질 수 있단 지적에 대해서는 “1980년대 초에 졸업정원제를 하면서 정원의 30%를 더 뽑은 적이 있다”며 “그때 학생들이 지금 대학에서 중진 이상 교수가 돼 있다. 교육을 충분히 잘 받아서 지금도 좋은 의료를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