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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델타 변이에 '임신부' 중증 비율 높아져...백신접종 효과는 확실

    영국 연구 결과, 중증 비율 24.4%에서 알파∙델타 변이 거치며 45%까지 증가...적절한 약물치료∙백신접종 중요

    기사입력시간 2021-08-03 07:11
    최종업데이트 2021-08-03 07:11

    알파 변이, 델타 변이 시기 감염된 임신부들은 이전 시기에 비해 중증 비율이 높았다. 자료=medRxiv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알파 변이,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된 시기에 코로나19에 감염된 임신부들이 이전에 감염된 임신부들에 비해 중증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영국 연구진이 의학논문 사전 게재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viv)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연구는 영국이 임신부들의 희귀질환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운영 중인 시스템 UKOSS(UK Obstetric Surveillance System)에 보고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한 임신부들의 중증도와 출산 결과 등을 시기별로 분석했다.

    시기는 ▲변이 전 시기(2020년 3월1일~2020년 11월30일) ▲알파 변이 우세 시기(2020년 12월1일~2021년 5월15일) ▲델타 변이 우세 시기(2021년 5월16일~2021년 7월11일)로 구분했다.

    변이 등장 후 중증 관련 비율 늘어...백신접종 완료 임신부 중엔 입원 사례 전무

    3371명의 코로나19 감염 임신부 중 중등증∙중증 환자의 비율은 변이 전 시기에서 알파 변이, 델타 변이 시기로 갈수록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변이 전 시기 24.4%였던 중등증∙중증 환자 비율은 알파 변이 시기 35.8%로 10% 이상 늘었다. 델타 변이시기에는 45%로 임신부 감염자 중 약 절반가량이 중등증∙중증의 코로나19를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이 전 시기에 비해 알파 변이 시기에는 호흡기 보조(respiratory support)를 필요로 하는 비율도 20.3%에서 27.3% 증가했으며, 폐렴으로 이어진 경우도 27.5%로 변이 전 시기의 19.1%에 비해 높은 비율을 보였다. 중환자실로 입원 비율도 알파 변이 시기에 11.3%로 변이 전 시기 7.7%보다 높았다.

    델타 변이 시기에는 해당 수치들 모두 알파변이 시기 대비 더 높아지는 양상이었다. 특히 폐렴을 앓는 비율이 크게 늘어 코로나19로 입원한 임신부들 10명 중 3명 이상(36.8%)이 폐렴 소견을 보였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비율(15.2%), 호흡기 보조가 필요한 비율(33.3%)도 소폭 늘었다.
     
    알파 변이, 델타 변이 시기에 약물 치료가 증가했으나 여전히 비율은 높지 않았다. 자료-medRxiv

    코로나19 감염 임신부들 중 항바이러스제, 토실리주맙, 단일클론 항체치료제 등 약물 치료를 받은 경우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변이 전 시기 6.9%에서 알파 변이 시기(14.3%), 델타 변이 시기(16.3%)로 갈수록 비율은 점차 증가했다.

    그나마 중환자실에 입원한 임신부들은 약물 치료를 받은 비율이 39.9%로 일반 병실에 입원한 임신부들(8.1%)에 비해서는 높았지만 여전히 낮은 수치였다.

    백신 접종 후 돌파감염으로 입원한 사례는 적었으며, 특히 접종을 2차까지 완료한 임신부 중에는 입원한 경우가 전무해 임신부에게서도 백신 효과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이상 백신 접종을 한 742명(알파 변이 시기 571명, 델타 변이 시기 171명)의 임신부 중 총 4명이 코로나19로 입원했는데, 1명은 알파 변이 시기, 3명은 델타 변이 시기였다. 백신 접종 완료 임신부들 중에는 입원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알파 변이, 델타변이 우세 시기에는 신생아들의 집중치료실 입원 비율이 높아졌다. 자료=medRxiv

    변이 시기 신생아 집중치료실 치료 비율 증가...낮은 약물 치료 활용도∙백신 접종률 제고해야

    코로나19 임신부들은 시기별로 큰 차이없이 대다수가 무사히 출산했으나, 알파 변이 시기와 델타 변이 시기에 태어난 신생아가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받는 비율이 각각 22%, 22.5%로 변이 전 시기 18.7%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부의 사산 비율은 비슷했으며, 신생아 사망 사례는 총 6명이었는데 5명은 변이 전 시기 1명은 알파 변이 시기였다. 신생아의 코로나19 감염과 사망간 직접적 연관성은 없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 “이번 연구는 알파 변이와 델타 변이 우세 시기에 코로나19에 감염된 임신부들이 중등도 이상으로 이환될 위험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약물 치료와 백신 접종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연구진은 우선 “효과적인 (약물) 치료가 가능함에도 아주 소수에게만 사용되고 있고 심지어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임신부들에게도 제대로 사용되고 있지 않다”며 “의료진은 델타 변이로 인해 임신부들의 상태가 악화될 위험이 더욱 커진만큼 당국의 치료 가이드라인을 인지하고 약물 활용을 늘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임신부 대상 백신 접종 또한 서둘러야 한다며 이를 위해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최근 영국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임신부 중 1차 이상 백신 접종을 한 임신부는 5만1724명, 2차까지 완료한 경우는 2만648명이다. 이는 매년 대략 64만3000명의 임신부가 출산을 하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영국왕립산부인과학회(RCOG)가 올해 5월 수행한 조사에서는 백신 접종을 권유받은 844명의 임신부 중 58%가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 대부분 자신과 태아에게 미칠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연구진은 “접종완료 임신부들 중 입원 사례가 없는 것은 백신의 효과를 보여주지만 일반 인구 대비 임신부의 백신 접종률은 낮은 상황”이라며 “델타 변이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백신 관련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임신부 접종률을 제고하기 위해 정책적 변화를 주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