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정부가 카이스트(KAIST), 포스텍(POSTECH)의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과기의전원) 설립 허가를 위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며 향후 두 대학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과기의전원 설립과 관련해 부처간 협의에 착수했다. 의대정원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가 과기의전원을 위한 정원 확보에도 본격적으로 나서는 셈이다.
카이스트는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크게 반색하는 모습이다. 12일에는 과기의전원 설립을 통해 과학과 공학을 기반으로 한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도 배포했다.
카이스트는 앞서 의무석사 4년(MD), 공학박사 4년(Ph.D) 과정의 과기의전원을 2026년까지 설립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히고, 정부의 허가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카이스트는 해당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는 과학과 공학을 기반으로 바이오의료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사과학자와 의사공학자가 부족해 세계적 흐름을 따라잡기 쉽지 않다”며 “과기의전원은 의학교육 단계부터 과학 및 공학적 소양을 갖춘 의사공학자를 양성하고 이후 박사과정을 통해 MD-데이터공학자∙AI전문가∙전자공학자∙신약개발자 등으로 양성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반면 최근 총장이 바뀐 포스텍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취임 초기부터 포스텍 연구중심 의대 설립에 사활을 걸었던 전임 김무환 총장이 퇴임했고, 9월부로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김성근 이사장이 새 총장으로 취임했다.
일각에선 김무환 전 총장에 비해선 김성근 총장의 의대 설립 의지가 약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들도 나온다. 이 같은 시선을 우려한듯 김 전 총장은 지난 7월 퇴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경기고 동기인 후임 김성근 총장과 만나 관련 사업을 인수인계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포스텍 의대의 경우 포스텍 뿐 아니라 포항시, 경북도 등 지자체 차원에서도 강력하게 지원해왔던 사업인 만큼 아예 중단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텍은 2026년까지 2+4+2 형태의 MD-PhD 복합학위 과정을 갖춘 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포스텍 관계자는 “신임 총장은 아직 포스텍 의대에 대해 명확한 의견을 낸 바 없다. 취임한지 얼마 안 됐고 외부에서 왔기 때문에 학교의 전반적인 부분들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현재로선 사업 추진을 중단할 계획은 없다. 정부의 방침을 기다리고 있고, 의료계와도 척을 지지 않고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두 대학의 과기의전원 설립은 의료계는 물론이고 의대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국립대학들도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국립거점대학교총장협의회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카이스트, 포스텍의 의전원 설립 추진에 대해 국가자원 낭비, 의료비 상승 등의 우려가 있는 “문어발식 확장”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