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지난 1년간 세계적으로 1억명 이상 감염자와 200만명 이상 사망자를 발생시킨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항할 11번째 백신이 개발됐다. 높은 효능과 안전성, 쉬운 보관 및 운송, 대량생산 능력, 경제적 생산성을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가장 좋은 백신으로 판단된다. 미국 메릴랜드(Meryland)주에 있는 노바백스(Novavax)에서 개발한 그 11번째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의 세부내용과 의미를 해설했다.
영국에서 실시한 3상 임상시험 결과
1월 28일 노바백스는 '영국에서 1만 5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89.3%의 효능을 보였다'는 제목으로 뉴스를 발표했다. 계획단계에서 설정했던 1차 목표를 달성했다고 간결하게 표현한 제목이다.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현재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Wuhan covid19, 우한-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효능은 95.6%, 유럽에서 최근에 확산되기 시작한 영국산 변종(영국-코로나19)에 대한 효능은 85.6%인데 평균 효능은 89.6%로 나타났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실시한 2b 임상시험결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44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부터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백신의 효능은 60%로 나타났다. 이 나라에서 시험을 실시한 이유는 많지만 표면적으로 보면 ①감염자 급증 ②새로운 변종 출현 ③HIV환자와 같은 고위험군 존재 등이 있었다. 남아공에서 나타난 변종 바이러스(남아공-코로나19)는 사람세포에 붙는데 필요한 단백질 부위(receptor biding domain)에 돌연변이 3개와 다른 부위에 다수의 변이들이 있다. 남아공-코로나19 바이러스는 돌연변이 때문에 코로나19에 대응해 만든 백신들의 효능이 낮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이미 사용되고 있는 백신에 비해 우수한 효능
세계적으로 67개 백신후보들의 효능을 검사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그 중에서 20개는 임상시험 3상을 진행 중이며 10개는 긴급사용을 허가 받아 세계적으로 9000만 여명이 백신접종을 받았다. 허가된 백신들은 기술의 진보성에 따라서 불활화시킨 바이러스(inactivated virus), 단백질(specific antigenic protein), 벡터(vector virus), 유전물질(mRNA)들이 있으며 효능은 50.4~95%까지 다양하다(표 1).
화이자와 모더나가 생산해 판매하는 mRNA 백신은 임상시험에서 95% 효능을 보였다. 11번째 백신은 mRNA백신들보다 효능이 낮은 것처럼 일부 대중매체에서 보도하고 있으나 새부사항을 보면 그렇지 않다. 이 백신도 우한-코로나19에 대한 효능만 본다면 95.6%로 다른 백신들보다 효능이 높을 뿐 아니라 변종에도 높은 효능을 보였다.
11번째 백신을 제외하고 사용중인 모든 백신들은 우한-코로나19에 대한 효능을 조사했다. 긴급사용이 허가된 mRNA백신들도 최근 몇 주 사이에 영국-변종과 남아공-변종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발표해 대중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과학적 근거는 간접적이며 효능은 미약하다. 효능의 근거자료는 임상시험을 통해서 만드는 대신 감염된 사람으로부터 채취한 혈장에 인위적으로 만든 영국-코로나19 혹은 남아공-코로나19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중화항체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실제로 감염된 사람의 혈청에 있는 항체들 중에서 남아공-코로나19에 반응하는 항체는 전체항체의 1/6 밖에 되지 않았다. 당연히 효능이 약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1/2정도 된다는 논문도 준비하고 있지만 사실과 거리가 있고, 사실로 판명되더라도 실험실 결과이며 임상시험 결과는 아니다. 항체반응을 바탕으로 결론을 내린 불완전한 추측이다. 실험실에서 제작한 바이러스와 야생바이러스와 동일하지도 않으며 항체량도 낮아 효능이 높지 않을 것이라 추정된다. 모더나, 화이자, 노바백스는 모두 이 문제점을 인지하고 새로운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11번째 백신은 남아공-코로나19 변종에 감염됐을 때 증상이 나타날 위험을 60% 감소시켜 준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 해마다 사용했던 독감백신들의 효능이 60%를 넘은 적이 없었던 사실을 고려한다면 효능은 사용해도 될 만큼 충분히 높다고 간주할 수 있다.
높은 효능 외 11번째 백신의 우수성
노바백스 백신의 우수성은 첫째로 안전성이 입증된 기술을 사용해 제작됐다는 점이다. 단백질 백신은 다른 질병예방을 위해 이미 사용되고 있으므로 안전하다고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사람들 중 27%는 65세 이상이었으며 남아공에서는 의도적으로 HIV 환자도 포함했다. 임상시험에 참가한 사람들 중에서 백신접종으로 인해 발생하는 발열이나 피곤함과 같은 부작용은 대조군과 차이가 거의 없었으며 심한 부작용을 나타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노바백스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과 비슷하게 구성된 RSV백신과 독감백신으로 그 안정성이 간접적으로 증명되기도 했다.
둘째, 보관을 위해 냉동할 필요도 없으며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냉장고 혹은 아이스 박스만 있으면 충분하다.
셋째, 경제적이다. 미국에 납품하는 가격은 도즈당 16달러 정도로 지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코백스(COVAX)를 통해 제공되는 값은 이보다 낮을 것이다.
넷째, 미량(5ng)의 단백질을 사용하는데, 모더나에서 사용하는 50ug에 비해 5만배 적은 양을 사용하지만 효능은 동일하게 우수하다. 2가 혹은 3가 백신을 만들거나 대량으로 생산하기 쉽다. 적은 양을 사용해도 되는 이유는 항원단백질을 이용하여 바이러스처럼 크게 만든 나노파티클과 면역활성제(adjuvant)로 사용한 사포닌의 역할 덕분이라 생각된다. 사노피(Sanofi/GSK)도 단백질 백신을 개발했지만 초기 임상시험에서 기대 이하의 효능을 보인 사실과 대조된다.
다섯째, mRNA보다 대량생산이 쉬우며 연간 20억 도즈를 생산할 계획인데 임상시험 이전인 2020년 11월부터 미국에서 대량생산을 시작했으며 5월부터는 세계 여러 곳에서 1억 5000만 도즈를 매월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장점들 덕분에 사회 인프라가 빈약한 국가들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남아공-코로나19에 대한 임상시험결과의 어두운 점: 새로운 백신개발의 필요성
우리가 염려하는 사실은 임상에 참여한 사람들 중 1/3은 이미 우한-코로나19에 감염이 됐던 흔적이 있었는데 새로 나타난 변종에 감염이 된 점이다. 코로나에 감염돼 항체가 형성됐더라도 새로 나타난 변종의 감염을 막지 못했다. 우한-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우한종에 대한 백신이 보편화되기도 전에 우한종 외에 유럽에서는 영국-변종(B.1.1.7), 아프리카에서는 남아공-변종(B.1.351), 남미에서는 브라질-변종(P.1)이 나타나 주변국으로 퍼지고 있다.
변종바이러스들은 자연적으로 생겨나며 코로나 바이러스들은 생물학적인 특성 때문에 변종이 더 쉽게 만들어 진다. 많은 변종들 중 한두가지 종이 우세종으로 나타나다 어떤 이유 때문에 우세종의 개체수가 감소하면 다른 변종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예를 들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처음에는 우한 바이러스가 우세종이었으나 새로운 변종인 남아공-코로나19가 우세종이 됐다.
제약사들은 새로 나타난 변종에 대한 백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백신 개발을 위해 mRNA 기술은 1개월, 노바백스의 기술은 2개월 정도 필요하다. 기존기술을 이용하면 6개월 소요되는데 비해 비약적인 발전이 이루어진 셈이다. 임상시험을 실시해 판매허가를 받은 백신들이 새로운 변종에 대한 백신을 생산하면 3만명대신 400명을 대상으로 항체가 생성되는 양만 측정해 승인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빠르게 새로운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 효능이다. 우선종에 대한 백신은 변종에 효능이 감소하는 것처럼 변종에 대한 백신은 우선종에 대한 효능이 감소할 것이다. 이 문제는 2가 혹은 3가 백신을 만들어 해결하거나 3차 접종을 받아 해결할 수 있다. 노바백스 기술은 다중 백신을 이용한 2회 접종 방법이나 2회 접종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3회 추가 접종법을 사용할 수 있다. 모더나 백신은 100ug을 사용하면 부작용이 심해 50ug을 사용하기로 했으므로 2회 접종대신 3회 접종을 선호할 것이다. 양쪽방법 모두 백신 접종비용이 상승하게 될 것이다. 변종이 나올 때마다 추가로 접종하는 번거로움을 피하려면 다가 백신이다 다양한 변종에 높은 효능을 보이는 수퍼-백신을 개발해야 한다.
예상되는 코로나19 상황의 전개와 우리의 대응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독감바이러스처럼 인류와 함께 오랫동안 같이 할 것 같다. 다른 점이라면 독감바이러스는 주로 겨울에 한정되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1년 내내 감염된다. 백신이 개발돼 모든 사람들이 접종 받으면 일상생활로 복귀될 것이라는 기대는 어느정도 내려놓아야 할 것 같다. 그렇다고 일부 감염병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백신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사망자를 줄이고 감염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단, 백신을 접종 받더라도 여전히 변종에 감염될 수 있으므로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해야 할 것이다. 사회 경제활동이 회복되려면 지금까지 예상하고 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처럼 보인다.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백신을 모더나와 노바백스에서 구입하기로 했으니 다행이다. 모더나의 백신은 신기술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안전성에 대한 의견이 다양하니 사용할 때 참조해야 할 것이다. 임상시험으로 나타난 효능과 실제 상황에서 나타난 효능사이에 차이가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에서의 접종 후 감염정도에 대한 분석결과와 같은 최신 데이터를 바탕으로 접종 전략을 수정해야 할 것이다.
안전성이 증명된 기술을 사용하는 노바백스의 백신이 예상했던 대로 3월 초 긴급사용권을 허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노바백스 백신도 3월 이후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구입하기로 결정된 백신들을 효과적으로 접종할 수 있도록 계획하는 일이 남아 있다. 가능하다면 가장 까다로운 변종에도 효능이 증명된 이 백신을 많은 국민들에게 접종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 3차 접종이 필요한 상황을 고려해 이 백신을 추가로 구매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직 한국이 개발한 백신은 없는데 코로나19 사태를 새로운 플랫폼 및 면역활성제를 개발할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한다. 백신을 수입하기위해 앞으로 해마다 수조원을 사용해야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백신 수입자금의 일부는 한국백신개발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 좋겠다. 임상시험을 이렇게 빠른 시간에 실시하고 위험성에 대한 책임을 떠안지 않으면서 새로운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는 쉽게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지금 개발기회를 잃으면 매년 수조원을 들여 백신을 수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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