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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력 부족하지만…" 응급의학회도 전문간호사 개정안 반대

내부적으로 합법화 주장도 분분…지방이나 1.2차 의료기관에서 의사 대신 간호사 채용, 의료현장 혼란 우려

기사입력시간 21-09-13 07:15
최종업데이트 21-09-13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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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개정안에 대한 대한응급의학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의료계와 간호계는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개정안을 놓고 극단 대치 중이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사회 임원들이 연일 1인 시위에 나서고 있고, 대한마취통증의학회와 마취간호사회는 노골적인 설전까지 벌였다.
 
하지만 응급전문간호사와 관련해서는 조금 다른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간호계와 응급구조계가 전면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반면, 응급의학회는 여기서 한 발짝 떨어져 있는 모습이다.

응급실 간호사 불법 의료행위 공공연한 사실...합법화 주장 회원도 상당수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은 응급환자 중증도 분류, 응급환자에 대한 응급시술·처치·관리, 그 밖의 응급전문간호에 필요한 업무를 응급전문간호사의 업무 중 하나로 명시하고 있다. 응급의학회는 해당 조항에 ‘의사 지도·감독 하에’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지 않다며 개정안에 대해 반대로 의견을 모은 상태다.
 
하지만 응급의학회는 개정안 강행시 마취 진료 중단까지 검토하겠다는 마취통증의학회와 달리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응급의학회 허탁 이사장(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은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중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개정안에 대한 기본적 입장은 반대”라고 말했다.
 
응급의학회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은 실제 응급실 현장이 의료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병원에서는 간호사에 의한 의료행위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허 이사장의 지적이다.
 
그는 “이 같은 현실 때문에 학회에서도 합법화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주장하는 회원들이 상당수 있다”며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재차 의견을 모아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간호사 환자에도 도움" vs "지방, 1·2차 의료기관 등 현장 대혼란 우려"
 
실제로 개정안에 대한 응급의학과 의사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A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CPR을 예로 들며 이번 개정안이 응급의료현장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가령 CPR같은 경우 팀 어프로치를 해야하기 때문에 전문간호사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의사 혼자 다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불가능하다. 이럴 때 간호사의 참여가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현행 개정안에는 반대한다면서도 장기적으론 전문간호사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조심스런 의견을 내놨다.
 
그는 “현행 개정안은 물론이고 ‘의사 지도하에’라는 문구만 넣으면 된다는 주장도 무책임하다고 본다”며 “그 문구를 넣더라도 애매한 부분들은 그대로 남게 되고 간호사들이 의사 이름만 걸어놓고 의료행위를 하며 의사 지도 하에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식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다만 장기적으로는 간호사들의 수준을 지금보다 더 높여가면서 미국의 전담간호사(Nurse practioner)처럼 전문간호사제가 적절하게 자리잡아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응급의학과 전공의로 수련중인 여한솔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현장에서 대혼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여 회장은 “응급처치라는 항목에 들어가는 행위도 다양한데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모호한 부분들로 인해 의료현장은 난장판이 될 수밖에 없다”며 “실제 지방병원이나 1·2차 의료기관에서는 의사 대신 간호사들을 쓰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전문간호사 제도 자체에 대해서도 “임상 트레이닝에 대한 부분도 정확히 명시가 안 돼 있고, 학사 4년에 전문대학원 2년 과정을 거치는데 그 정도 기간을 배우고 얼마나 정확하게 환자들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이를 용인하는 복지부도, 무리해서 추진하는 간협도 어이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